중국이 L3·L4 자율주행 시스템을 대상으로 한 첫 강제 국가 안전 표준을 세상에 내놨다.

공업정보화부(MIIT)가 공개한 GB 44721-2026은 동적 주행 과제(dynamic driving tasks), 인간-기계 상호작용, 사용자 고지 의무, 안전 보증, 원격 지원 다섯 영역을 아우른다. 승용차와 화물차 모두 L3 또는 L4 시스템을 탑재하면 이 표준을 따라야 한다. 발효일은 2027년 7월 1일이며, 2024년에 나온 권고 표준을 대체한다.

강제 표준이 바꾸는 것

중국, L3·L4 자율주행 강제 안전 표준 공개… 2027년 7월 발효 (summary)

권고에서 강제로 전환됐다는 점이 핵심이다. 권고 표준은 완성차 업체와 부품사가 자율적으로 따르면 됐지만, 강제 표준은 법적 의무다. 위반하면 시장 진입이 막힌다.

표준이 인간-기계 상호작용과 사용자 고지 의무를 명시적으로 포함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L3는 조건부 자동화 단계로, 시스템이 특정 상황에서 운전자에게 제어권을 넘겨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이 전환 과정에서 시스템이 언제, 어떻게 운전자에게 알려야 하는지를 표준이 규율하게 된다. 사고가 났을 때 책임이 운전자에게 있는지 제조사에 있는지를 가르는 기준이 여기서 나온다.

글로벌 자율주행 규제 지형 속 중국 표준

중국, L3·L4 자율주행 강제 안전 표준 공개… 2027년 7월 발효 (summary)

현재 자율주행 규제를 강제 표준으로 명문화한 주요국은 많지 않다. 독일은 2021년 L3 자율주행을 허용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을 완료했고, 미국은 연방 차원의 통일 기준 없이 주별로 규제가 나뉜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의 WP.29 프레임워크가 국제 기준 역할을 하지만 구속력은 제한적이다.

중국이 강제 표준을 먼저 확정하면서,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Tier 1 부품사는 GB 44721-2026 요건을 설계 단계부터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중국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만큼, 이 표준이 사실상 글로벌 공급망의 기준선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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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율주행 법제화 논의와의 접점

한국은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한 법제화 논의를 이어오고 있지만, L3 이상 시스템에 대한 강제 안전 기준은 아직 정비 단계다. GB 44721-2026이 다루는 운전자 개입 조건, 시스템 고지 의무, 책임 소재 기준은 국내 논의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부품 공급망 측면에서도 영향이 있다. 현대모비스, HL만도 등 국내 Tier 1 부품사는 중국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거나 중국 공장을 운영한다. 2027년 7월 발효 전까지 GB 44721-2026 요건에 맞춰 제품 스펙을 조정해야 하는 과제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