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용의자 얼굴을 스캔한 뒤 그 사람의 소셜 계정, 지인 목록, 온라인 발언까지 자동으로 끌어모을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미국 AI 기업 Clearview AI가 바로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Wired가 2026년 9월 1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Clearview AI는 InquiryIQ라는 이름의 수사용 AI 도구 프로토타입을 테스트 중이다. 이전까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이 프로토타입은 Grok의 개발사 xAI의 모델을 활용해, Clearview의 얼굴 인식으로 특정된 인물의 지인 관계, 소셜 미디어 계정, 기타 온라인 정보를 한 화면에 모아준다.
얼굴 DB에서 '디지털 신원 지도'로
Clearview AI는 수십억 장의 공개 사진을 수집해 구축한 얼굴 인식 데이터베이스로 알려져 있다. 수사기관이 용의자 사진을 올리면 일치하는 인물을 찾아주는 방식이다. 그런데 InquiryIQ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얼굴로 신원을 특정한 뒤, 그 사람이 온라인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까지 종합해 수사관에게 제공하는 구조다.

이는 단순한 신원 확인 도구가 아니다. 특정 인물의 디지털 발자국 전체를 지도처럼 그려내는 프로파일링 도구에 가깝다. xAI 모델이 이 과정에서 정보를 분류하고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수사 편의와 프라이버시 사이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효율적인 도구다. 용의자 추적에 필요한 정보를 여러 플랫폼에서 수작업으로 모으는 대신, 자동화된 프로파일을 즉시 받아볼 수 있다. 하지만 그 편의가 어느 선까지 허용돼야 하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현재 InquiryIQ는 프로토타입 테스트 단계다. 실제 수사 현장에 도입됐다는 보고는 없다. 그러나 Clearview AI 자체가 이미 여러 나라에서 법적 분쟁을 겪어왔다는 점이 이 도구의 맥락을 무겁게 한다. 유럽연합은 Clearview AI에 대해 GDPR 위반을 이유로 수억 유로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고, 미국 내 여러 주에서도 사용 금지 또는 제한 조치가 이어졌다.

같은 주에 나온 또 다른 수사 AI
Wired는 같은 주, Clearview AI 보도 일주일 전인 9월 3일에 유사한 도구를 하나 더 보도했다. 미국 기업 Flock의 수사용 AI 검색 도구다. Flock의 도구는 경찰관의 브라우저에 전달되는 코드를 분석해 재현한 것으로, 여러 카메라를 동시에 감시하며 문자 설명에 맞는 인물을 추적할 수 있다.
Clearview AI의 InquiryIQ와 Flock의 AI 검색 도구는 서로 다른 회사의 제품이지만, 방향은 같다. 수사 현장에서 AI가 단순 보조 도구를 넘어 능동적 정보 수집·분석 주체로 자리 잡는 흐름이다.

한국에서의 함의
한국에서도 공공기관의 얼굴인식 기술 도입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 교통·치안·행정 분야에서 얼굴인식 카메라 활용 범위가 늘어나는 가운데, InquiryIQ 같은 도구가 보여주는 방향, 즉 얼굴 인식에서 온라인 신원 종합 프로파일링으로의 확장은 개인정보보호법 체계에서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지를 미리 따져볼 근거를 제공한다.
한국 개인정보보호법은 민감정보 처리와 목적 외 이용에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다. 얼굴 인식 자체도 생체정보로 분류돼 별도 동의 요건이 적용된다. 수사 목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온라인 활동 전반을 자동 수집·분석하는 도구를 도입하려면 현행 법 체계와의 충돌 지점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
InquiryIQ는 아직 테스트 단계다. 하지만 기술의 방향은 이미 정해졌다. 얼굴 하나로 한 사람의 디지털 삶 전체를 꺼낼 수 있는 도구, 그 도구를 누가 어떤 기준으로 쓸 수 있는지를 정하는 것은 기술 개발보다 훨씬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