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7일, DeepSeek가 V4.1 Flash-1017을 공개했다. 이틀 뒤인 19일, 미국 국토안보부(DHS)가 여름에 내린 명령이 공개됐다. 국무부, 재무부, 국세청(IRS) 같은 연방 민간기관은 DeepSeek 기술을 모두 걷어내라는 내용이다. 모델은 좋아졌는데 정부 시장의 문은 닫혔다. 같은 주에 두 소식이 겹쳤다.
명령은 여름에 나왔고, 공개는 10월이었다
DHS 장관 마크웨인 멀린(Markwayne Mullin)은 2018년 제정된 연방조달 공급망 보안법에 근거해 명령을 내렸다. 발효는 서명 즉시였다. 예외를 원하는 기관에는 60일 안에 서면으로 요청할 기간이 주어졌다. 7월 24일부터 세면 이 기간은 9월 22일쯤 끝났다. 대중이 명령의 존재를 안 것은 그로부터 몇 주 뒤인 10월이다.
범위는 DeepSeek 제품 자체에 그치지 않는다. 계열사 제품과, DeepSeek 구현을 넣어 만든 제3자 서비스까지 포함한다. The Decoder에 따르면 DHS는 제거 기한도, 구체적인 보안 우려도 밝히지 않았다. '기반으로 만든'이 정확히 어디까지인지, OpenRouter 같은 AI 게이트웨이가 해당하는지도 아직 불분명하다.
국방 쪽은 의회가 먼저 움직였다. 2026회계연도 국방수권법 1532조는 국방부가 DeepSeek와 모회사 High-Flyer의 AI를 쓰지 못하게 하고, 계약업체가 국방 계약을 수행할 때 쓰는 것도 막는다. 면제는 국방장관이 사안별로만 줄 수 있다. 연방조달규정 FAR 52.204-30은 계약업체가 해당 기술을 발견하면 영업일 3일 안에 보고하고, 10일 안에 시정 방법을 설명하도록 한다.

성능은 오르고 비용은 반으로 줄었다
모델 자체의 매력은 여전하다. 가중치는 MIT 라이선스로 Hugging Face에 올라 있어 직접 내려받아 돌리거나 손볼 수 있다. DeepSeek가 공개한 벤치마크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지표 DeepSWE v1.1은 74.2에서 77.0으로 올랐다. 비교 대상인 Claude Opus 5는 74.0이다. Terminal-Bench 4.0은 31.2에서 42.3으로 뛰었지만 Opus 5의 51.8에는 못 미친다. 두 수치 모두 DeepSeek가 직접 밝힌 비교다.
독립 평가사 Artificial Analysis는 이 모델에 45점을 줬다. 이전 모델은 39점이었다. 같은 평가에서 작업당 평균 비용은 0.49달러에서 0.26달러로 내려, 이미 싼 전작의 절반 수준이다. 이 지수에서 추적하는 대형 오픈웨이트 모델 121개 중 2위다.
API 가격은 피크 시간대에 입력 100만 토큰당 0.30달러, 출력 100만 토큰당 1.20달러다. 비피크 시간대에는 절반이다. 비피크 합계 0.75달러는 MiniMax-M3.1-Flash와 같고, 피크 합계 1.50달러는 MiniMax-M3와 같다. Claude Opus 5.5의 합계 24달러, GPT-6 Astra 표준 모드의 60달러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돌아가는 길도 막혀 있다
그렇다면 미국 클라우드에 올려 쓰면 되지 않을까. 원문이 인용한 Sheppard Mullin의 설명은 아니라고 답한다. 조달 규정은 모델이 돌아가는 데이터센터가 아니라 모델을 개발한 회사를 따라간다. 미국 서버 위의 DeepSeek도 DeepSeek다.

이름을 바꿔도 마찬가지다. Perplexity는 DeepSeek R1을 바탕으로 R1-1776을 만들었다. DeepSeek는 1017을 Tencent의 CodeBuddy와 WorkBuddy에 맞춰 조정했다고 밝혔다. Databricks, CoreWeave, Together AI를 포함해 약 20개 업체가 이전 버전을 서비스한다. DHS 명령의 제3자 조항은 이 경로를 모두 겨냥한다.
민간 영역은 다르다. 연방 규칙 가운데 미국 기업이 민간 고객에게 DeepSeek를 쓰는 것을 막는 것은 없다. DHS 명령도 상무부 거래제한 명단(Entity List)까지는 가지 않았다. 다만 수출통제 대상 기술 데이터를 중국에서 호스팅하는 DeepSeek 앱·웹·API로 보내면 수출로 간주돼 허가가 필요할 수 있다. 가중치를 내려받거나 미국 클라우드를 거치면 이 문제는 피한다.
다음 이름이 누구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불안은 DeepSeek 하나에서 끝나지 않는다. 상원 군사위 버전의 2027회계연도 국방 법안에는 국방부 금지를 중국 AI 기업 10곳과 그 파생 모델로 넓히는 조항이 있다. 국방장관이 제거 지침을 내면 90일 뒤부터 계약업체도 쓸 수 없다. 파생 모델 문구는 중국 기반 모델을 미세조정해 자사 이름으로 내놓는 회사까지 겨냥한다.
백악관은 7월 Moonshot이 Kimi K3를 내놓은 뒤 Kimi와 Alibaba의 Qwen을 포함한 제한책을 저울질했다. 조달 규정, Entity List 위협, 보안 권고 등이 거론됐다. The Decoder가 인용한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Nvidia, Microsoft, Google, Meta가 반대하자 일단 물러섰고, OpenAI와 Anthropic은 제한을 로비했다. 이 중 어느 것도 아직 법이 아니다. 하지만 정부 납품용 제품을 중국 기반 모델 위에 짓는 회사는 계약 기간 내내 아무 제한도 없을 거라는 쪽에 거는 셈이다.

보안 우려의 근거도 없지 않다. DHS는 중국 내 서버와 국가 정보기관의 폭넓은 접근을 허용하는 중국 법을 짚었다. 다만 실제로 정부 데이터가 DeepSeek에 넘어간 사례는 제시하지 않았다. 독립 연구도 있다. NowSecure는 DeepSeek 아이폰 앱이 일부 가입·기기 정보를 암호화하지 않고 보냈다고 밝혔다. 한국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DeepSeek가 이용자 입력 텍스트를 별도 동의 없이 Beijing Volcano Engine Technology에 보내다가 2025년 4월 10일에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NIST는 내려받은 가중치를 자체 서버에서 시험해, R1-0528 기반 에이전트가 심어둔 악성 지시를 GPT-5나 Claude Opus 4 기반보다 약 12배 자주 따랐다고 밝혔다. 이 시험은 구형 모델이 대상이었고 1017에 대해선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는다.
미국 모델이라고 안전지대는 아니다. 2월 대통령 지침은 연방기관에 Anthropic 기술 사용 중단을 명령했고, 법원이 일부를 막았다. 6월에는 상무부가 Anthropic 최신 모델에 대한 해외 접근을 3주 가까이 중단시켰다. 규제 칼날은 미국과 중국 업체를 가리지 않았다.
한국 기업이 확인할 것
이 명령은 한국 기업에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미국 정부 시장에 납품하거나 미국 기업과 공급망으로 엮인 한국 기업은 사정이 다를 수 있다. 모델을 고를 때 벤치마크와 토큰 단가만 볼 수 없다는 뜻이다. 어떤 기관이 어떤 모델을 막았는지, 납품처의 계약 조항이 파생 모델까지 막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한국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DeepSeek의 데이터 전송을 문제 삼은 전례도 있다.
DeepSeek는 모델 공개로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내세웠다. 미국 정부는 같은 주에 정부 시장의 문을 닫았다. 원문 필자들이 내놓은 대응은 단순하다. 쓰는 중국계 모델을 전부 파악하고, 정부 납품과 분리하고, 모델 이름을 명시해 호출하며, 대체 모델을 미리 시험해 두는 것이다. 모델 교체가 설정 변경으로 끝나도록 설계하라는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