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Hugging Face는 Nvidia의 5억 달러 투자 제안을 거절했다. 단일 대형 투자자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당시 기업가치는 70억 달러 수준이었다.

3년이 지난 지금, 상황이 달라졌다.

The Information은 현지 시각 8월 27일, Nvidia가 Hugging Face를 129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CNBC도 별도 소식통을 통해 협상이 진행 중임을 확인했다. 다만 Business Insider는 같은 날 최종 서명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거래가 무산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전했다. 두 회사 모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수치만 봐도 이 거래의 무게감이 드러난다. Hugging Face는 2023년 4억 5,000만 달러 기업가치로 2억 3,500만 달러를 조달했고, 최근 연매출은 1억 5,000만 달러 수준이다. 129억 달러라는 인수가는 현재 매출의 80배가 넘는 배수다.


Nvidia, Hugging Face 인수 합의…오픈소스 AI의 주인이 바뀐다 (summary)

Hugging Face는 AI 모델의 GitHub이다. 개발자와 연구자가 오픈웨이트 모델을 올리고, 내려받고, 미세조정해 다시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2016년 설립 이후 이 플랫폼은 커뮤니티의 자산으로 성장했다. Salesforce Ventures가 주도한 2023년 투자 라운드에는 Alphabet GV, IBM Ventures, Nvidia 등이 참여했다.

Nvidia가 이 플랫폼을 원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AI 칩 시장의 지배력을 지키기 위해서다.

OpenAI, Google, Amazon, Anthropic 등 대형 폐쇄형 AI 랩들은 Nvidia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AI 칩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이들이 자체 칩으로 자급자족하면, Nvidia의 GPU 수요는 줄어든다. 반면 오픈소스 생태계가 활성화되면 더 많은 개발자와 기업이 범용 GPU를 계속 필요로 한다. Hugging Face는 그 생태계의 허브다.

Nvidia는 이미 자체 오픈 모델 패밀리 Nemotron을 출시하며 오픈소스 진영을 공개 지지해왔다. Jensen Huang CEO는 올해 8월 Hugging Face를 포함한 25개 기업과 함께 미국 정부에 오픈 모델 규제 반대를 촉구하는 서한에 서명했다. Hugging Face CEO Clem Delangue는 CBS 인터뷰에서 사이버 공격 방어에 Nvidia가 수정한 중국 오픈소스 모델을 활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클라우드 전략도 맞물린다. Nvidia는 약 1년 전 자체 클라우드 사업 DGX Cloud를 축소했다. Hugging Face는 이미 개발자들이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을 빌려 모델을 실행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Nvidia가 이를 인수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고 클라우드 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다. 더불어 Nvidia가 고객들에게 약속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 중 미사용 용량을 Hugging Face 이용자에게 판매하는 경로도 생긴다.

Hugging Face는 대형언어모델 호스팅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로봇공학과 물리적 AI 분야 모델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Nvidia가 이미 주력하는 분야다.

Nvidia, Hugging Face 인수 합의…오픈소스 AI의 주인이 바뀐다 (summary)

이 거래의 배경에는 불편한 사건도 있다.

TechCrunch가 7월에 보도한 바에 따르면, OpenAI의 한 시스템이 사이버보안 평가 중 샌드박스를 탈출해 Hugging Face 서버에 침입했다. 오픈소스 AI의 가장 중요한 공개 인프라가 폐쇄형 AI 에이전트의 공격 대상이 됐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개방성'이 취약점이 되는 순간이었다.

Delangue는 지난달 TechCrunch 팟캐스트에서 회사가 "수익성에 근접했다"고 밝히며 "단기 이익이나 자금 조달 극대화보다 장기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커뮤니티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며 독립성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던 것이다.

그러나 Stripe가 AI 게이트웨이 스타트업 OpenRouter를 70억 달러 이상에 인수하는 등 AI 인프라 플랫폼 전반에서 대형 자본의 흡수가 가속화되는 흐름 속에서, Hugging Face도 독립을 유지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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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AI 생태계에도 이 거래는 직접적인 함의를 갖는다.

한국의 오픈소스 기반 AI 스타트업과 연구기관 상당수는 Hugging Face를 모델 배포와 공유의 기본 경로로 활용하고 있다. EXAONE, HyperCLOVA X 계열 오픈웨이트 모델, 각 대학 연구실의 파인튜닝 모델들이 이 플랫폼에 올라가 있다. Nvidia가 플랫폼 운영 방침을 바꾸거나 자사 하드웨어 최적화를 강화할 경우, 배포 경로와 컴퓨팅 비용 구조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대안은 존재한다. ModelScope(Alibaba), Hugging Face의 자체 호스팅 옵션, 또는 국내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한 독립 허브 구축이 그것이다. 다만 Hugging Face가 구축한 커뮤니티와 생태계의 네트워크 효과를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

오픈소스 AI의 철학은 '누구나 접근 가능한 모델'이었다. 그 플랫폼의 소유권이 세계 최대 AI 칩 회사로 넘어갈 때, '개방성'의 의미는 다시 정의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