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vidia가 대만 반도체 기업 MediaTek에 35억 달러(약 4조 7,900억 원)를 투자한다. 단순 지분 투자가 아니다. MediaTek은 Nvidia의 NVLink Fusion 생태계 전반에 접근권을 얻는다. NVLink는 자사 칩이 아닌 칩도 Nvidia 인프라와 고속 통신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Nvidia 시니어 디렉터 Dion Harris는 월요일 기자 브리핑에서 "Nvidia는 AI 인프라 기업"이라며 "순수 컴퓨팅 칩을 넘어선 지 오래됐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의 핵심은 MediaTek이 클라우드 기업·AI 연구소의 주문형 칩을 설계할 때 Nvidia의 랙 스케일 아키텍처와 스케일업·스케일아웃 기술 스택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배경은 명확하다. Amazon, Google, Microsoft, OpenAI, Anthropic 등 주요 AI 기업과 클라우드 사업자가 자체 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Nvidia GPU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이다. Nvidia는 이 흐름에 맞서는 대신 편입한다. 커스텀 실리콘이 확산돼도 데이터센터 표준 플랫폼은 Nvidia가 쥐는 구조다.

Harris는 "모든 클라우드, 모든 모델 빌더가 어떤 형태로든 우리 플랫폼을 쓰고 있다"며 "MediaTek이 이 확장을 고객에게 제공하면 AI 팩토리 전반에서 랙 스케일 인프라를 표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Nvidia는 AWS와도 유사한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직접 투자는 없었지만 AWS는 Nvidia GPU 200만 대를 추가 배치하고 NVLink Fusion을 통합하기로 했다.

MediaTek은 스마트폰·자동차·스마트홈·무선통신 분야 커스텀 칩 설계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ASIC(주문형 반도체) 사업도 키우는 중이다. 올해 해당 사업에서 20억 달러(약 2조 7,400억 원) 매출을 기대한다고 6월에 밝혔다.

협력 범위는 데이터센터에 그치지 않는다. 양사는 Nvidia의 소형 개발자용 데스크톱 AI 컴퓨터 DGX Spark에서 협업을 이어가고, RTX Spark를 통해 소비자용 AI PC 시장도 함께 공략한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Nvidia Drive AGX 기반 자율주행 플랫폼과 MediaTek 차량용 플랫폼을 연계한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개발을 지속한다.

Nvidia 창업자 겸 CEO Jensen Huang은 성명에서 "AI는 세계 최대 AI 팩토리부터 PC·자동차까지 모든 컴퓨팅 플랫폼을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주시하고 있다. Nvidia가 파트너 팹리스에 설계 기술을 라이선스하는 방식이 굳어지면 커스텀 칩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될 수 있다. 국내 팹리스·파운드리 사업자의 포지셔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