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처럼 생긴 막대 하나가 Mac Mini 전원 버튼을 누른다. 사람이 원격으로 명령을 내리면 로봇이 서버를 재시작한다. 메타 데이터센터 내부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장면이다.

메타는 현재 여러 벤더의 로봇을 데이터센터에 투입해 실험 중이다. Wired가 복수의 현직·전직 직원을 통해 확인한 내용이다. 사용 중인 장비는 Watney Robotics, Kinova, ABB 세 곳에서 온다.

Kinova Gen3 로봇팔은 서버의 전원을 강제로 끊는 '파워 사이클링' 테스트에 쓰인다. 별도의 로봇은 네트워킹 케이블 교체를 담당한다. 한 데이터센터 직원은 케이블 교체 로봇이 성공적으로 도입되면 "일부 인력의 업무 중 80%를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리적 작업을 하는 우리는 한동안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아니다. 안타깝지만 모두에게 다가오고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아이오와에서 오하이오까지 — 실험 현장

메타 최대 데이터센터 캠퍼스가 있는 아이오와주 앨투나(Altoona)는 신기술 프로토타입의 테스트베드다. 앨투나 시장 딘 오코너(Dean O'Connor)는 "여기서 하는 것을 다른 시설에 가져가 적용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부터 메타는 앨투나 시설 한 곳에서 Watney의 듀얼암 로봇 두 대로 케이블 작업을 시험 중이다. Watney는 2023년 세탁물 접기·청소 로봇으로 출발했다가 지난해 초 데이터센터 로봇으로 조용히 방향을 틀었다. 로봇은 아직 사람보다 빠르지 않고 인간의 감독이 필요하지만, 가능성은 확인됐다는 평가다.

오하이오주 뉴올버니(New Albany)의 신규 캠퍼스 '프로메테우스(Prometheus)'에서는 ABB의 로봇이 다른 방식으로 투입됐다. 4륜 이동체 위에 시저 리프트형 승강대, 그 위에 6축 로봇팔이 얹힌 구조다. 현재는 부품 재장착에 쓰이며, 점차 인간 감독 없이 더 많은 작업을 맡길 계획이다.

재고 추적과 장애 점검을 담당하는 바코드 인식 로봇도 아이오와·버지니아 등 여러 시설에서 운영 중이다. 다만 카메라가 흑백만 인식해 장비의 초록·빨간 표시등을 구분하지 못한다. 코너를 돌거나 바닥 케이블을 넘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 건물 간 이동 시에는 사람이 리모컨으로 직접 조종해야 한다.

약속과 한계 사이

메타 로보틱스 시니어 매니저 에릭 쉬(Eric Xu)는 지난해 한 콘퍼런스에서 "데이터센터에 로봇을 배치하는 것이 장기 목표"라고 밝혔다. 장애 대응 속도 향상, 환경 모니터링, 예방 정비가 주요 용도로 꼽혔다.

칩 제조사 Analog Devices에서 '물리 지능' 부문을 총괄하는 폴 골딩(Paul Golding)은 "고객들이 점점 더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싶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더 높은 온도에서, 불을 끈 채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장기적으로는 수중·우주 등 사람이 들어가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Microsoft도 "서버랙 교체 같은 경제적 가치가 있는 작업에 로봇을 도입하는 것을 분명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Ashley Llorens, 리서치 액셀러레이터 매니징 디렉터). Google과 Amazon도 각각 데이터센터 로봇 투자를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한계도 뚜렷하다. Exclaim Robotics CEO 헬렌 올레이니코바(Helen Oleynikova)는 "파일럿과 데모는 많았지만 실제로 검증된 솔루션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메타 내부에서도 배터리 충전 시간이 길어 가동률이 낮다는 불만이 나온다. Nvidia GB300 슈퍼컴퓨터 설치에 필요한 고강도 케이블 작업은 아직 로봇이 감당하지 못한다. 한 전직 메타 직원은 "모든 것이 인간의 손에 맞게 설계돼 있어 5분짜리 수리가 가능했다. 그걸 다시 설계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직업의 미래, 그리고 세금 감면의 딜레마

앨투나 시설은 수백 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메타는 2014년 개장 이후 매년 수천만 달러의 재산세 감면 혜택을 받아왔다. 그런데 일부 직원들의 단체 채팅방에는 "어차피 몇 년 안에 로봇 때문에 다 사라질 것"이라는 말이 오가고 있다.

메타 측은 고숙련 인력 수요는 여전히 크다고 반박한다. 올해 전기·기계·배관 분야 무료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루이지애나·오하이오·인디애나·텍사스 등 일부 주에서는 수료자에게 취업을 보장한다. 건설 노조와 도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그러나 로봇 자동화가 세금 감면 명분으로 쓰인 '일자리 창출' 약속과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은, 지역 사회와 정책 입안자들이 앞으로 더 깊이 따져봐야 할 문제다.

국내 하이퍼스케일러와 데이터센터 운영사 입장에서 이번 실험은 구체적인 벤치마크를 제공한다. 케이블 교체 작업의 80% 대체 가능성, 흑백 카메라로 인한 표시등 판독 실패, 배터리 충전 다운타임 — 이 수치들은 자동화 도입 로드맵을 짤 때 현실적인 기준점이 된다. 아직 '검증된 솔루션'은 없지만, 메타의 실험은 이미 현장에서 돌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