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Qwen3.8-Max가 명령줄 도구 oh-my-cli를 혼자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이다. 모델은 사용자 요청을 GitHub 이슈로 전환하고, 코드를 짜고, 테스트를 돌리고, 결과를 개선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2026년 7월 30일까지 265개 커밋, 127개 풀 리퀘스트, 151개 이슈 — 사람 손은 단 한 번도 닿지 않았다.
알리바바 Qwen팀이 공개한 Qwen3.8-Max는 총 2.4조 파라미터, 쿼리당 950억 파라미터를 활성화하는 혼합 전문가(MoE) 구조다. Qwen3.5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되, 팀이 설계 목표로 명시한 것은 하나다. "단발 프롬프트 응답이 아니라 장기간 복잡한 과제를 독립적으로 완수하는 것."
단기 응답에서 장기 자율성으로
에이전트 AI의 진화 축은 명확하다. 질문에 답하는 모델에서, 과제를 며칠에 걸쳐 스스로 수행하는 모델로. Qwen3.8-Max는 이 축 이동을 다섯 가지 사례로 증명한다.

두 번째 사례는 더 직접적이다. 팀은 모델에게 논문 "Unified Data Selection for LLM Reasoning"과 스타터 코드 없이 결과 재현을 지시했다. 약 125시간의 GPU 연산 끝에 Qwen3.8-Max는 7,600줄 코드를 작성하고 33번의 GPU 학습 작업을 실행했다. 논문의 핵심 결과 6개를 모두 재현한 뒤, 자체 아이디어 18개를 4라운드에 걸쳐 검증해 AIME24 수학 벤치마크에서 원논문 대비 2.7점을 앞섰다.
세 번째 사례는 실제 경쟁 무대다. 알리바바 Tianchi 플랫폼의 WWW2025 멀티모달 대화 의도 인식 챌린지에서 526개 팀과 겨뤘다. 24시간 안에 여러 중국어 모델과 Qwen2.5-VL-7B를 미세조정하고 투표 시스템으로 결합했다. 45번의 제출 끝에 정확도는 0.60에서 0.853으로 올랐고, 526개 팀 중 458팀을 앞섰다.
500번 반복해도 멈추지 않는 구조 개선
칩 설계 사례는 '장기 자율성'이 무엇인지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Qwen3.8-Max는 암호화 회로 설계를 맡았다. 처음엔 논리 게이트 8,298개짜리 설계로 시작했다. 약 500번의 반복 끝에 678개로 줄였다. 오픈소스 툴 OpenROAD로 물리 레이아웃을 자동 처리하자 칩 면적은 106×106에서 46×46 마이크로미터로 81% 줄었다. 팀은 "수백 번 반복 이후에도 표면적 수정이 아닌 심층 구조 변경을 계속했다"고 밝혔다.
다섯 번째 사례는 E-Commerce-Bench다. 타오바오·티몰 익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1년치 온라인 쇼핑몰 운영 시뮬레이션이다. 10만 위안으로 시작해 상품 구매, 공급사 협상, 가격 조정, 반품 처리, 태풍·공급망 위기 대응까지 수행했다. 공급사 풀 안에 숨겨진 사기꾼 152명도 걸러냈다. 최종 잔액은 41만 6,252위안으로 초기 자본의 4배를 넘겼고, 2위 GLM 5.2보다 38%, 전작보다 2.5배 이상 많았다. 연말 성수기에만 순이익 10만 위안 이상을 올렸다.

훈련 환경 확장이 만든 차이
Qwen팀은 이 능력의 근거로 강화학습 훈련 환경의 대폭 확장을 꼽는다. 단일 태스크 중심이던 훈련이 멀티 워크플로, 중첩 디렉터리 구조, 다양한 에이전트 하네스를 포괄하도록 바뀌었다. 팀이 공개한 벤치마크 비교표에서 Qwen3.8-Max는 코딩·에이전트·추론·멀티모달 전반에 걸쳐 Fable 5, Anthropic Opus 계열 모델들과 비슷하거나 앞서는 수치를 보인다. 다만 이 수치는 자체 측정값이며 독립 검증은 아직 진행 중이다.
Arena.AI 크라우드소싱 순위에서는 Fable 5와 Anthropic Opus 계열 세 모델에 이어 5위권에 올랐다. 프런트엔드 코딩에서는 Claude Opus 두 모델과 Kimi K3에만 뒤처지고, 시각 분석에서는 Fable 5에만 뒤진다.
중국발 오픈웨이트 경쟁, 지정학 변수까지

가장 직접적인 경쟁자는 같은 중국에서 나왔다. Moonshot AI는 지난주 Kimi K3를 공개했다. 파라미터 수는 2.8조로 Qwen3.8-Max보다 많다. 단, OpenAI와 Anthropic 등 미국 상위 랩들은 자사 최상위 모델의 파라미터 수를 공개하지 않는다.
The Verge는 이번 공개가 미국과의 AI 패권 경쟁 긴장을 높인다고 짚었다. 오픈웨이트 전략은 중국 AI 업계의 사실상 표준이 됐고, 베이징은 이를 글로벌 AI 거버넌스 영향력 확대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Qwen3.8-Max는 알리바바가 올해 초 일부 고급 모델을 독점 공개로 전환했다가 오픈웨이트로 복귀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알리바바는 이번 모델 마케팅에서도 경쟁사와 다른 노선을 택했다. OpenAI·Anthropic이 일자리 위협을 전면에 내세우는 동안, Qwen팀은 "모델이 일하는 동안 사람은 취미를 즐긴다"는 메시지를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고용 시장에 대한 단순화라는 비판이 있지만, 상장사 입장에서 긍정적 메시지가 훨씬 유리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모델은 현재 QwenCloud에서 사용 가능하며, Hugging Face와 ModelScope 가중치 공개는 다음 주 예정이다. 가중치가 공개되면 국내 에이전트 개발사 입장에서도 2.4조 파라미터급 베이스 모델을 직접 스택에 편입할 수 있는 선택지가 생긴다. 벤치마크 축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MMLU 같은 단발 질의 성능 지표 대신 멀티 워크플로 자율 수행을 측정하는 기준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