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Apple과 OpenAI는 WWDC 무대에서 나란히 섰다. ChatGPT를 Apple Intelligence에 통합하는 협력을 발표하며 두 회사는 AI 시대의 동반자를 자처했다.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두 회사는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서 맞섰다.

Apple은 2026년 7월 10일 OpenAI를 상대로 영업비밀 도용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장은 OpenAI가 '조직적 캠페인'을 통해 미출시 제품과 관련한 기밀 정보, 부품, 도면 등을 탈취했다고 주장한다. "기술 직원부터 최고하드웨어책임자(CHO)까지, 사업 파트너와 공조해 OpenAI는 Apple의 영업비밀과 기밀 정보를 훔쳐왔다"는 것이 소송장의 핵심 표현이다.

Apple, OpenAI에 소송… AI 인재 전쟁이 법정으로 갔다 (summary)

OpenAI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대변인은 "타사의 영업비밀에 관심이 없으며 자체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송의 중심에는 Tang Tan이 있다. 그는 iPhone, Apple Watch, AirPods 개발을 이끈 Apple 제품 디자인 부문 부사장 출신으로, 현재 OpenAI의 CHO다. Apple은 Tan이 채용 면접 과정에서 지원자들에게 미출시 제품 정보를 공유하도록 유도했다고 주장한다. 전직 iPhone 하드웨어 엔지니어 Chang Liu도 피소 대상에 포함됐다. Liu는 올해 1월 OpenAI에 합류하기 전 수 주에 걸쳐 미출시 제품, 기술 사양, 독점 프로젝트 데이터를 담은 수십 개의 기밀 파일을 내려받았다는 것이 Apple의 주장이다. 지난달에는 Apple의 스마트 글래스·Vision Pro 부문을 이끌던 Paul Meade도 OpenAI로 자리를 옮겼다.

소송장에 따르면 현재 400명이 넘는 전직 Apple 직원이 OpenAI에 재직 중이다. Apple은 OpenAI가 퇴사 예정 직원들에게 새 직장을 밝히지 말고, 즉시 퇴사하지 말아 2주 통보 기간 동안 기밀 데이터에 계속 접근하라고 '조언'했다고 주장한다. Apple은 OpenAI에 해당 관행 중단, 독점 자료 전량 파기, Apple 기술이 포함된 제품의 재설계를 요구하며 배심원 재판을 신청했다.

Apple, OpenAI에 소송… AI 인재 전쟁이 법정으로 갔다 (summary)

소송의 배경은 OpenAI의 하드웨어 사업 진출이다. Tan은 2024년 Apple을 떠나 전직 Apple 수석 디자이너 Jony Ive, Evans Hankey와 함께 AI 기기 스타트업 io Products를 공동 창업했다. OpenAI는 지난해 이 스타트업을 6.5억 달러에 인수했다. Ive와 Hankey는 이번 소송에서 피소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OpenAI의 하드웨어 출시 일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첫 기기는 당초 계획보다 늦어진 2027년 2월 말 이전에는 출하되지 않을 전망이다. 'io' 브랜드도 폐기됐다. 내부적으로는 카메라와 마이크를 탑재한 펜형 기기(코드명 'Gumdrop'), 스마트 헤드셋, 화면 없는 스피커 등 여러 폼팩터를 검토 중이다. 애널리스트 Ming-Chi Kuo는 OpenAI가 MediaTek, Qualcomm, Luxshare와 협력해 2027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AI 에이전트 기반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라고 분석했다.

Apple, OpenAI에 소송… AI 인재 전쟁이 법정으로 갔다 (keyword_summary)

소송장의 문구는 날카롭다. "OpenAI의 신생 하드웨어 사업은 이제 가장 불안한 토대 위에 서 있으며, 불법으로 유용한 영업비밀에 대한 의존으로 썩어 있다." Apple이 법원에서 구하는 것은 손해배상이 아니라 제품 재설계와 자료 파기다. 단순한 금전 분쟁이 아니라 OpenAI 하드웨어 사업의 존립 자체를 겨냥한 소송이다.

이 소송은 한국 AI 생태계에도 시사점이 크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카카오, 네이버 등 국내 기업들이 AI 인재 확보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퇴직자 관리와 기밀 정보 보호 체계가 어느 수준이어야 하는지 새로운 기준점이 생겼다. 400명이라는 숫자와 '2주 통보 기간 중 접근 유지'라는 구체적 행위 묘사는, 인재 이동이 곧 기술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법적 논거가 실제 소송에서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