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초, 중국의 하루 AI 토큰 호출량은 약 1,000억 건이었다. 숫자 자체는 작지 않지만, 지금과 비교하면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2026년 3월, 그 수치는 140조 건을 넘어섰다. 중국 정보통신연구원(CAICT) 부원장 웨이량(Wei Liang)이 7월 18일 CCTV Finance 프로그램 예고편에서 공개한 수치다. 2년 남짓한 기간에 1,000배 이상 증가했다.
토큰은 AI 모델이 처리하는 정보량을 재는 단위이자 사용 비용을 산정하는 기준이다. 텍스트 한 단어가 대략 1~2개 토큰에 해당하고, 이미지나 음성은 훨씬 많은 토큰을 소비한다. 즉 토큰 호출량은 AI가 실제로 얼마나 많이, 얼마나 복잡하게 쓰이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번 폭증의 핵심 배경으로 AI 에이전트 확산이 지목됐다.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지시 하나로 모델을 여러 차례 연속 호출한다. 단순 챗봇과 달리, 계획을 세우고 도구를 쓰고 결과를 검증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토큰 소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웨이량의 보고서는 이런 구조가 토큰 가격 책정과 스케줄링 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짚었다.
수요가 이 속도로 불어나면 인프라는 필연적으로 따라가야 한다. 중국은 이미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와 모델 오픈소스화를 병행해왔다. DeepSeek, Qwen 등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진입 장벽이 낮아졌고, 더 많은 기업이 자체 AI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수요 폭증은 이 구조 변화의 결과이기도 하다.

같은 날 보도된 Kimi K3의 사례는 이 압력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Moonshot AI의 Kimi K3는 출시 며칠 만에 용량을 초과해 신규 소비자 구독을 일시 중단했다.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 중국 일일 AI 토큰 호출량 변화
| 시점 | 일일 토큰 호출량 | 증감 |
|---|---|---|
| 2024년 초 | 약 1,000억 건 | 기준점 |
| 2026년 3월 | 140조 건 | 1,000배 이상 |

한국 AI 산업에 이 숫자가 무관하지 않다. 중국의 토큰 처리 수요가 이 속도로 늘어난다는 것은, 클라우드 인프라와 AI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 플레이어들의 자체 조달 압력이 그만큼 커진다는 뜻이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속에서 중국이 자국산 GPU와 NPU 개발에 속도를 내는 배경도 여기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HBM 수요 구조, 국내 클라우드 기업의 엔터프라이즈 AI 경쟁력, 그리고 한국 기업들이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을 어떻게 활용하거나 대응할지 — 이 세 가지 모두 이 숫자와 연결된 질문이다.
140조라는 숫자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 뒤에 있는 구조다. AI 에이전트가 보편화될수록 토큰 소비는 선형이 아니라 지수적으로 증가한다. 중국은 지금 그 곡선의 가파른 구간 위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