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 아침 거리. 텍스트 한 줄을 입력하자 빌딩 그림자가 드리운 4차선 도로가 실시간으로 펼쳐진다. 차선을 바꾸고, 교차로를 지나고, 수십 분을 달려도 장면은 끊기지 않는다. Decart가 6월 10일 공개한 월드 모델 Oasis 3의 첫인상이다.

Oasis 3가 생성한 포토리얼리스틱 도심 주행 시뮬레이션 장면
Oasis 3가 생성한 포토리얼리스틱 도심 주행 시뮬레이션 장면

Decart는 Oasis 3를 API 형태로 즉시 공개했다. 가격은 초당 0.02달러. 자율주행 개발사가 희귀 주행 상황을 대규모로 시뮬레이션하는 것을 1차 타깃으로 잡았고, 이후 로보틱스 등 물리 AI 분야로 확장할 계획이다.

모델은 전방 카메라 1개와 측면 카메라 2개, 총 3개 시점의 물리 정확도 환경을 동시에 생성한다. 단순 데모나 연구 미리보기에 그치지 않고 무제한 시나리오 생성을 허용한다는 점이 경쟁 모델과 다른 지점이다. 실차 테스트에서 재현하기 어려운 엣지 케이스를 반복 검증해야 하는 자율주행 개발진에게 직접적인 실용 가치가 있다.

국내 자율주행 개발 환경에서도 이 접근법은 주목할 만하다. 실차 테스트에는 차량·인력·도로 허가 비용이 수반되고, 국내 도심 도로에서 엣지 케이스를 충분히 수집하기도 쉽지 않다. API 기반 시뮬레이션이 검증 주기를 단축하는 보완 수단이 될 수 있다.

효율성은 Decart의 핵심 무기다. CEO 딘 레이터스도르프는 "하드웨어까지 수직 통합해 최적화한 덕분에 업계 경쟁사 대비 10배 이상 저렴하게 모델을 구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Nvidia·Amazon·Google 하드웨어에서 모델을 효율적으로 실행하는 자체 소프트웨어 DOS(Decart Optimization Stack)가 기반이다. 실제로 회사는 창업 이후 총 지출이 1억 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고 밝혔다.

Oasis 3 API 연동 구조 및 멀티카메라 시점 구성도
Oasis 3 API 연동 구조 및 멀티카메라 시점 구성도

다만 한계도 분명하다. TechCrunch의 직접 테스트에서 초기 장면은 프롬프트를 충실히 구현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뉴욕 거리는 점차 '평범한 서구 도시'로 희미해졌다. 출발점으로 돌아가려 하자 처음 교차로는 사라지고 전혀 다른 환경이 나타났다. 차량이 다른 차를 그대로 통과하는 물리 충돌 미구현 문제도 있었다. 레이터스도르프는 이를 "지금 해결 중인 주요 연구 과제"라고 인정했다.

구조적 원인은 모델 아키텍처에 있다. Oasis 3는 프레임을 하나씩 순차 생성하는 자기회귀 방식이다. 초당 수십 프레임, 프레임당 약 8,000토큰을 처리하면 컨텍스트 창이 빠르게 포화된다. Decart는 더 긴 컨텍스트와 메모리 압축 기술을 연구 중이며, 다음 버전에서는 이미지 대신 영상을 기반으로 세계를 생성하는 기능을 추가해 일관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Oasis 3 출시는 Decart가 3억 달러 투자를 유치한 지 몇 주 만에 나왔다. 이번 라운드로 기업 가치는 40억 달러에 가깝게 높아졌고, Toyota·Adobe·eBay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기존 투자자인 Nvidia도 이번 라운드에 참여했다. Decart는 이미 10만 명 이상의 개발자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상당수는 실시간 영상 모델 Lucy를 이커머스·라이브스트리밍에 활용 중이다. Oasis 3는 이 기반 모델 위에 구축됐다.

레이터스도르프는 OpenAI가 LLM API를 열어 개발자 생태계를 만들어낸 초기를 언급하며 "3개월 후 다시 이야기할 때, 100명의 개발자가 Oasis로 100가지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