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어느 맑은 아침, 기자 Timothy B. Lee는 워싱턴 DC 마운트플레전트 동네를 로봇과 나란히 걸어 출근했다. 행인들이 스마트폰을 들어 사진을 찍었고, 아이들은 달려와 악수를 청했다. 진짜 개들은 거리를 두고 으르렁댔다. 로봇이 물구나무서기를 해 보이자 아이들은 환호했다.
이 로봇은 중국 기업 Unitree가 만든 Go2 Pro다. 관세와 배송비를 포함해 4,017달러(약 539만 원)를 지불했다. 기자가 리뷰를 위해 쓴 돈 중 가장 큰 금액이지만, 동급 로봇치고는 이례적으로 저렴하다.
출근길은 순조로웠다, 퇴근길은 달랐다
마운트플레전트에서 백악관 인근 사무실까지 약 3.2km, 대부분 내리막이다. Go2 Pro는 배터리 여유를 남기고 완주했다. 낮에 충전을 마쳤지만 오후 귀갓길은 달랐다. 오르막이 이어지고 기온은 30°C까지 올랐다.
로봇의 발걸음이 점점 무거워졌다. 현관문이 눈에 들어올 무렵, 스마트폰 화면 모서리의 두 수치가 눈에 들어왔다. 배터리 잔량 5%, 내부 온도 84°C(183°F). 그 순간 로봇은 그대로 쓰러졌다. 전원 고갈인지 과열인지 알 수 없었지만, 우아하게 멈추는 대신 등을 바닥에 대고 네 다리를 허공에 치켜든 채 뒤집혔다. 얼굴의 빨간 경고등이 깜빡이고, 코 부위의 라이다 센서는 여전히 돌아가고 있었다.
실용성보다 가격이 무기
솔직히 말하면, 이 로봇이 실제로 쓸모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바퀴 달린 로봇이 배송에는 더 빠르고 효율적이다. 드론은 측량·점검에 낫다. 팔도 손도 없으니 집안일은 불가능하다.
Unitree의 쿼드러페드 로봇은 주로 학술 연구에 쓰인다. George Mason University의 Xuesu Xiao 교수는 연구실에 Unitree 로봇 4대를 두고 있다. 대당 약 15,000달러(약 2,010만 원)짜리다. 같은 연구실의 Boston Dynamics Spot는 시작가 75,000달러(약 1억 100만 원).
"10년 전에는 극소수 연구팀만 쿼드러페드 이동 연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Unitree가 시장에 나오면서 그 세계 전체가 민주화됐습니다." Xiao 교수의 말이다.
Go2 Air 기준으로 Spot보다 97% 이상 저렴하다. 물론 크기와 적재 용량 차이가 있어 단순 비교는 어렵다. 그래도 수만 달러짜리 장비를 살 수 없었던 연구자와 개인에게 문을 열어준 것은 사실이다.
12개의 동일한 모터, 원가 절감의 핵심
엔지니어링 컨설팅사 Simplexity가 Go2 Air를 분해해 구조를 분석했다. 네 다리 각각에 모터 3개, 총 12개가 들어간다. 어깨 모터 1개가 다리 각도를, 나머지 2개가 각 관절을 담당한다.
"모든 어깨 모터가 동일한 구성입니다. 비용 절감, 부품 수 감소, 설계 단순화, 내구성 향상—전부 거기서 나옵니다." Simplexity의 기계공학자 Luis Elenes의 설명이다.
Boston Dynamics Spot는 일부 관절에 51:1 감속기를 쓴다. 모터가 51바퀴 돌아야 관절이 1바퀴 움직이는 구조다. 정밀하지만 비싸고 딱딱하다. Unitree는 6.33:1 기어박스를 채택했다. 더 민첩하고 저렴하며, 시뮬레이션으로 훈련하기도 쉽다.
MAB Robotics의 모터 전문가 Jakub Bartoszek은 "Unitree가 저가 부품을 써서 내구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그 덕분에 더 많은 사람이 살 수 있는 가격이 됐다는 점도 인정한다. Unitree는 다리 교체가 1분 이내에 가능하도록 설계해 현장 수리를 쉽게 만들었다.
앱은 버그투성이, 계단은 아직 무리
실사용에서 아쉬운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제어 앱은 불안정하다. 출시 영상에서 보여준 계단 오르기와 주인 추적 기능은 실제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다리가 조금 어긋난 채로 전원을 켜면 로봇이 사납게 날뛰다 뒤집히기도 한다.
배터리 경고나 과열 감지 후 안전하게 종료하는 기능도 없다. 현관 앞에서 쓰러진 것은 그 결과다.
SemiAnalysis는 Unitree를 DJI에 비유한다. 2013년 DJI의 Phantom 1은 카메라도, 짐벌도, 라이브 영상도 없이 679달러에 나왔다. 완성품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가격이 시장을 바꿨다. 이후 DJI는 핵심 부품을 내재화하며 글로벌 드론 시장을 장악했다. SemiAnalysis는 Unitree가 같은 경로를 밟고 있다고 본다.
"Unitree의 자체 생산 모터는 동급 서양 제품의 30~40% 수준으로 만들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휴머노이드 기어박스도 만들고 있다." SemiAnalysis의 분석이다.
쿼드러페드에서 휴머노이드로
Unitree는 2023년 첫 휴머노이드 H1을 내놓은 데 이어, G1을 소비자가 13,500달러(약 1,810만 원)에 살 수 있게 했다. 몇 년 전 휴머노이드 가격과 비교하면 충격적으로 저렴하다.
실적도 가파르다. Unitree 상장 서류에 따르면 쿼드러페드 매출은 2024년 2억 3,000만 위안(약 461억 원)에서 2025년 6억 9,700만 위안(약 1,400억 원)으로 세 배 늘었다. 휴머노이드는 같은 기간 1억 700만 위안(약 215억 원)에서 8억 6,700만 위안(약 1,740억 원)으로 여덟 배 뛰었다. 2025년 기준 휴머노이드가 전체 매출의 51%를 차지한다.
Unitree는 8월 19일 상하이 증시에 상장했다. 첫날 주가가 다섯 배 이상 뛰었고, 이후 조정을 받았지만 월요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40억 달러(약 45조 6,000억 원)로 IPO 전 대비 세 배를 웃돈다.
미국 시장에는 규제 장벽
미국에서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6월 미국 하원 초당파 의원들이 중국산 로봇 수입 제한 법안을 발의했고, 법안 보도자료에 Unitree가 명시됐다. 7월에는 FCC가 외국산 로봇에 대한 광범위한 규제를 도입했다.
로봇 시장은 글로벌이다. 미국이 중국 로봇을 막더라도, Unitree는 나머지 시장에서 계속 성장할 수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 BYD가 미국 밖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는 것과 같은 그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