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지방법원 판사 Rita Lin이 7월 국방부의 Anthropic '공급망 위험(supply-chain risk)' 지정을 차단했다. 판결은 59쪽 분량으로, 이 조치가 "위법하고, 자의적이며, 재량권 남용이자 법에 반한다"고 명시했다.
사건의 발단은 올해 초 국방부와 Anthropic 사이의 2억 달러(약 2,760억 원) 규모 Claude 모델 군사 활용 계약이다. 베네수엘라 대통령 Nicolás Maduro 체포 작전에 Claude가 사용됐다는 보도가 나온 뒤, Palantir 직원이 Anthropic 직원의 우려를 미국 당국에 전달했다. 이후 협상에서 Anthropic은 자율 살상 무기·대규모 감시 시스템 활용을 제한하는 조건을 요구했고, 국방장관 Pete Hegseth는 이를 거부했다. 2월 27일, Hegseth는 Anthropic을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해 연방 계약 자격을 박탈했다.
Lin 판사는 이 지정이 헌법상 보복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국방부가 분류 시스템 접근 시 Anthropic이 소프트웨어를 변조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판결문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현재도 정부는 Anthropic의 신규 모델 Mythos와의 협력을 민감한 맥락에서 논의하고 있다. 이는 Anthropic을 국가안보를 해치려는 사보타주 세력으로 진정 두려워한다는 주장과 전혀 맞지 않는다"고 Lin은 썼다.
판결은 국방부뿐 아니라 재무부·국무부·국토안보부 등 9개 부처가 부당하게 부과한 제재도 모두 해제했다. 다만 판사는 국방부가 Anthropic 모델을 반드시 써야 할 의무는 없다고도 명시했다. 국방부는 항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Anthropic은 DC 항소법원에 별도 소송도 진행 중이다.
Anthropic 대변인 Danielle Cohen은 "공급망 위험 지정이 불법이라는 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며 "정부와 생산적으로 협력해 AI를 국가안보에 활용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 판결은 미국에서 안보 명분의 AI 규제에 사법부가 제동을 건 첫 사례 중 하나다. 국내 기업이 미국 정부 조달 시장에 진출하거나 미국 파트너와 협력할 때, 안보 지정 조치가 행정 절차를 갖추지 않으면 법적으로 뒤집힐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 AI 기업과 정책 당국이 대미 진출 전략을 짤 때 참고할 만한 사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