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 DeepMind CEO Demis Hassabis(데미스 하사비스)가 7월 14일 X 포스트에서 미국 주도의 AI 표준 기구 설립을 공식 제안했다. 제목은 "A Framework for Frontier AI and the Dawning of a New Age." 프런티어 모델이 지나치게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배포를 막을 권한을 가진 독립 기구를 만들자는 내용이다.
하사비스가 모델로 삼은 것은 미국 금융 자율규제 기관 FINRA(Financial Industry Regulatory Authority)다. 업계가 자금을 대고 독립적으로 운영하되, 미국 정부가 뒷받침하는 구조다. 기구는 프런티어 모델 출시 30일 전까지 자발적 심사를 받도록 하고, 심사 체계가 효과적으로 작동한다고 판단되면 의무화로 전환한다. 오픈소스 커뮤니티 대표와 기술 전문가가 기구를 구성하고, 일부 평가는 AI 안전 전문 그룹에 외주를 줄 수 있다.

이 제안은 현재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시방편식 심사를 대체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미국 정부는 Anthropic의 Mythos와 OpenAI의 Sol에 대해 비정기 검토를 수행했지만, 기술 전문성 부족과 불투명한 의사결정으로 비판을 받았다. 하사비스의 기구가 이 역할을 넘겨받는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 반응은 일단 우호적이다. Axios에 따르면 하사비스는 수개월간 트럼프 행정부, 다른 AI 연구소, 유럽 관리들을 조용히 설득해왔으며, 연내 기구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듣는 소리들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백악관 AI 보좌관이자 a16z 파트너 Sriram Krishnan은 최근 "AI를 위한 FDA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FINRA 방식의 자율규제 기구는 이 간극을 메우는 절충안으로 읽힌다.
하사비스는 AGI(범용 인공지능)가 "아마도 몇 년 안에" 도달 가능하다고 봤다. 그만큼 규제의 필요성이 시급하다는 논거다. 현재 AI를 직접 규율하는 글로벌 공통 규칙은 없고, 미국 내에서도 포괄적 규제 체계가 부재한 상태다. 2024년 노벨 화학상 공동 수상자이기도 한 하사비스는 지난달 AI를 활용한 생물무기 제조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촉구하는 성명에도 서명했다.

한국 AI 기업과 개발자에게 이 흐름은 단순한 해외 뉴스가 아니다. 미국이 표준 기구를 실제로 출범시키고 프런티어 모델의 미국 시장 배포 요건을 의무화하면, 한국에서 개발한 모델도 같은 심사를 통과해야 미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규제 준수 비용과 출시 일정 모두 영향을 받는다. 국내 AI 기본법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미국 주도 표준이 먼저 자리를 잡으면 한국 법제화의 기준점이 외부에서 설정될 가능성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