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여덟 명이 쓴 논문 한 편이 AI 연구의 방향을 바꿨다. 「Attention Is All You Need」. 오늘날 GPT, 제미나이, 클로드의 뼈대가 된 트랜스포머 아키텍처를 세상에 내놓은 그 논문이다.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노암 샤지어가 이번엔 오픈AI 문을 두드렸다.
샤지어는 2000년 구글에 입사해 검색 엔진 맞춤법 교정기 개선을 비롯한 핵심 작업에 참여했다. 20년을 구글에서 보낸 뒤 2021년 퇴사해 AI 챗봇 스타트업 캐릭터AI를 공동 창업했다. 그러나 2024년, 구글이 27억 달러 규모의 라이선싱 계약을 맺으며 샤지어와 공동 창업자 대니얼 드 프레이타스, 그리고 연구팀 일부를 다시 데려왔다. 목적은 명확했다. 오픈AI와 앤스로픽에 뒤처진 구글의 추론 모델을 끌어올리는 것. 귀환 이후 샤지어는 제프 딘, 오리올 비냘스와 함께 제미나이 모델을 공동으로 이끌며 엔지니어링 부사장 직함을 달았다.
그 복귀가 불과 2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샤지어는 6월 18일 X(트위터)에 "떠나는 결정이 쉽지 않았다"고 썼다. 행선지는 오픈AI.
이 이동을 단순한 이직으로 읽기 어렵다. 구글이 27억 달러를 들여 재영입한 핵심 인재가, 정작 그 돈이 겨냥했던 경쟁자의 품에 안긴 셈이다. 구글 추론 모델이 여전히 오픈AI와 앤스로픽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과 겹쳐 읽히는 대목이다.
올해 AI 인재 시장의 진동은 샤지어만이 아니다. 앤드레이 카르파시가 오픈AI를 떠나 앤스로픽으로 향한 것도 같은 해 일어난 일이다. 프런티어 모델 연구의 최전선에 있던 인물들이 연달아 소속을 바꾸고 있다. 연구의 자율성과 상용화 압력 사이에서 어느 쪽이 더 매력적인 환경을 제공하느냐가 인재 이동의 실질적 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한국 AI 연구 생태계에도 이 흐름은 낯설지 않다. 글로벌 빅테크가 연봉과 자원을 앞세워 핵심 연구자를 흡수하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이 독자적인 연구 환경과 커리어 경로를 제시할 수 있는지가 인재 유출 방어의 핵심 변수가 된다. 샤지어의 이동은 그 경쟁이 이미 글로벌 단위에서 벌어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