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아마존이 Echo를 내놓았을 때, 스마트 스피커는 주방 한켠의 타이머 기계로 출발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 자리에 OpenAI가 끼어들려 한다. Bloomberg 보도에 따르면 OpenAI는 2027년 출시를 목표로 ChatGPT와 대화할 수 있는 스마트 스피커를 개발 중이다.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출발한 OpenAI의 첫 번째 주요 하드웨어 제품이다.

이 기기는 기존 스마트 스피커와 출발점부터 다르다. 화면은 없지만 카메라와 추가 센서를 탑재해 주변 환경을 '이해'한다. 충전식 배터리를 내장해 집 안에 고정되지 않고 들고 다닐 수 있다. 스마트홈 제어, 미디어 재생, 질문 응답, 메시지 회신 기능을 갖추며, 지난주 발표된 OpenAI의 업그레이드 음성 모델 GPT-Live를 탑재한다. Bloomberg는 이 기기가 "스스로 움직이는 기계적 요소"를 통해 사용자와 인간적 수준으로 연결하도록 설계됐다고 전했다.

OpenAI, 첫 하드웨어로 스마트 스피커 선택…AI 에이전트 일상화 승부수 (summary)

이 스피커는 OpenAI가 구상 중인 대략 다섯 종의 하드웨어 라인업 중 하나다. 라인업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조니 아이브(Jony Ive)'다. OpenAI는 전 Apple 수석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의 디자인 회사 io Products를 약 65억 달러(nearly $6.5 billion) 규모에 인수하며 하드웨어 도전의 기반을 닦았다. 아이폰의 물리적 미학을 설계한 인물이 이제 ChatGPT의 몸체를 만든다. 올해 7월 15일 출시 예정인 Work Louder와의 협업 제품 Codex Micro도 이 흐름의 일부다.

OpenAI, 첫 하드웨어로 스마트 스피커 선택…AI 에이전트 일상화 승부수 (summary)

여기서 '전'이 등장한다. OpenAI가 하드웨어로 향하는 배경에는 단순한 제품 다각화 이상의 논리가 있다. AI 에이전트가 일상 속 작업을 자율적으로 처리하려면, 스크린 너머의 물리적 접점이 필요하다. 스마트폰 앱이나 웹 인터페이스로는 주변 공간을 인식하거나 지속적으로 맥락을 축적하기 어렵다. 카메라와 센서를 갖춘 상시 접속 기기는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일상에 실질적으로 '존재'하는 방식이다. The Information이 2월 보도한 카메라 탑재 기기도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한국 시장도 이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KT의 기가지니, SKT의 누구(NUGU), 삼성전자의 갤럭시 AI 생태계는 이미 수년간 AI 스피커·홈 허브 시장을 구축해왔다. 그러나 이들 플랫폼의 경쟁력은 국내 콘텐츠·서비스 연동에 집중돼 있다. OpenAI처럼 세계 최전선의 거대언어모델을 하드웨어에 직접 결합하는 구도가 현실화되면, 플랫폼 주도권 경쟁의 판이 달라진다. 기기를 파는 싸움이 아니라 '어떤 AI가 일상 공간을 점유하느냐'의 싸움이다.

OpenAI, 첫 하드웨어로 스마트 스피커 선택…AI 에이전트 일상화 승부수 (keyword_summary)

한편 이번 발표 시점은 미묘하다. Bloomberg 보도가 나온 것은 Apple이 OpenAI를 상대로 하드웨어 기밀 탈취 혐의 소송을 제기한 직후다. OpenAI는 성명을 통해 "이 소송이 근거 있다는 증거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니 아이브가 Apple 출신이라는 점에서 두 사건이 교차하는 지점은 앞으로도 주목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