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 회사는 7월 7일 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ADR(미국예탁증서) 형태로 약 1780만 주를 공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DR 1주는 보통주 10분의 1에 해당한다. 공모가는 목요일 확정되고, 금요일 거래가 시작될 예정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 서울 종가 기준으로 이번 공모 규모는 최대 약 280억 달러(약 약 42조 9천억 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미국 Micron과 함께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3강 체제를 이루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0% 증가했고, 올해 주가는 약 260% 올랐다. AI 시스템 구동에 대용량 메모리가 필수적인 탓에 HBM·DRAM·NAND 전반에 걸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Amazon·Microsoft·Google·Oracle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메모리 품귀 현상은 심화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RAMageddon'이라 부른다. Apple은 이 공급난을 이유로 Mac·iPad 가격을 인상했다.

한국 테크 기업들은 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SK하이닉스·삼성전자를 중심으로 550억 달러 이상을 신규 생산 설비에 투자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다만 시설 완공 시점에 AI 메모리 수요 구조가 바뀌면 공급 과잉으로 반전될 수 있다는 위험도 있다.

비교 대상으로 자주 거론되는 Micron은 지난 1년간 주가가 약 700% 급등해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월가가 'AI 시대의 Nvidia'를 찾는 과정에서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유력 후보로 부상한 흐름이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상장은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도 주목할 변수다. ADR 발행으로 미국 기관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지면 수급 구조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