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9일 오전, 상하이 STAR 시장 개장 직후 Unitree Robotics 주가가 공모가 150.80위안에서 1,100위안으로 치솟았다. 629.44% 상승. 시가총액은 4,449억 위안(약 93조 1,000억 원)으로 불어났다. 중국 로봇 산업 역사상 가장 극적인 상장 첫날 중 하나였다.

연구실 밖으로 나온 휴머노이드

Unitree는 2016년 항저우에서 설립됐다. 정식 사명은 Yushu Technology Co.다. 사족보행 로봇으로 이름을 알렸고, 이후 휴머노이드 시장으로 영역을 넓혔다. G1 로봇이 춤을 추고, 쿵후 동작을 하고, 공중제비를 넘는 영상은 전 세계 소셜미디어를 타고 퍼졌다.

숫자는 더 인상적이다. 2023년 판매량은 5대였다. 2025년에는 5,215대로 늘었다. 2년 만에 1,000배가 넘는 성장이다. 같은 기간 손익도 바뀌었다. 2023년 160만 달러 적자에서 2024년 1,400만 달러 흑자, 2025년 4,100만 달러 흑자로 전환됐다. IPO로 조달한 자금은 61억 위안(약 1조 2,800억 원), 약 9억 500만 달러다.

Unitree는 스스로를 "최초의 주요 족형 로봇 상장사"라고 규정했다. 이 타이밍은 의도적이다. 상장을 통해 연구 개발 단계를 졸업하고 산업 인프라로 진입한다는 선언이다.

Unitree, 상하이 상장 첫날 629% 폭등…휴머노이드 산업, 연구실 밖으로 나오다 (summary)

1만 3,500달러가 던지는 압박

Unitree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가격이다. G1 휴머노이드의 판매가는 1만 3,500달러(약 1,910만 원). 미국 경쟁사들이 수십만 달러 수준의 로봇을 개발하는 동안, Unitree는 이 가격대를 현실로 만들었다.

상장 당일 Unitree는 새 로봇 "Superman"도 공개했다. 개발 기간은 단 3개월. 서 있는 상태에서 2미터 이상 점프하고, 최고 속도 12.6m/s(시속 약 45km)로 달린다. 로봇팔, 로봇 손, 라이다까지 라인업에 있다.

비교 대상은 같은 중국 기업 UBTech다. UBTech는 2023년 홍콩 증시에 먼저 상장했지만, 2025년 1,079대를 팔며 적자 1억 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잔디깎이·수영장 청소기·청소기가 매출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Unitree는 로봇만으로 흑자를 냈다.

시장의 환호 뒤에 남은 물음

Unitree, 상하이 상장 첫날 629% 폭등…휴머노이드 산업, 연구실 밖으로 나오다 (summary)

그러나 투자자들의 열기 뒤에는 구체적인 물음이 쌓인다.

5,215대 판매 중 약 70%는 대학과 연구기관으로 나갔다. 실제 산업 현장 배치 비율은 10% 미만이다. Ghost Robotics CEO Gavin Kenneally는 The Robot Report에 이렇게 말했다. "판매량은 좋은 IPO 이야기를 만든다. 하지만 Unitree 판매의 10% 미만이 상업적 배치다. 대부분의 로봇은 연구실과 로비에 있다."

Persona AI CEO Nicolaus Radford는 더 직접적이다. "Unitree는 로봇을 팔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운영 내구성, 반복 구매, 대규모 배치를 정당화하는 사용 사례는 아직 증명하지 못했다."

미국 시장 접근도 막혔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7월 특정 외국산 이동형 로봇 수입을 제한했다. 휴머노이드와 사족보행 로봇이 포함된다. 신규 모델에 적용되는 규정이라 Unitree의 향후 미국 판매에 직접적인 제약이 된다.

Unitree, 상하이 상장 첫날 629% 폭등…휴머노이드 산업, 연구실 밖으로 나오다 (keyword_summary)

다음 주자들의 선택지

Unitree의 상장은 미국 휴머노이드 기업들의 행보에도 영향을 줬다. Agility Robotics는 Digit 휴머노이드 개발사로, SPAC을 통한 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가치는 상장 전 기준 25억 달러(약 3조 5,300억 원). Unitree IPO 당일 SPAC 파트너인 Churchill XI의 주가도 함께 올랐다.

Boston Dynamics(현대자동차 계열)와 Figure AI는 상장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 입장에서 이 흐름은 두 가지 시사점을 남긴다. 첫째, 가격 경쟁력이다. 1만 3,500달러라는 G1 가격은 국내 휴머노이드 스타트업과 제조사가 부품 공급망과 원가 구조를 다시 설계해야 할 기준점이 됐다. 현대자동차가 Boston Dynamics를 통해 로봇 사업에 진입해 있는 만큼, 중국발 저가 공세가 어느 지점에서 충돌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둘째, 자본 시장 타이밍이다. Unitree의 IPO는 기술 완성도보다 성장 서사와 판매 모멘텀이 상장 조건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연구실 안에서 춤을 추던 로봇이 증권 거래소 화면에 숫자로 등장하는 날이 왔다. 산업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 그 첫 번째 관문은 기술이 아니라 자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