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파크 무대에 불이 켜진 순간, 분위기는 예년과 달랐다. Tim Cook의 마지막 WWDC였다. 그는 9월 1일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 John Ternus에게 CEO 자리를 넘긴다고 이미 밝힌 터였다.

무대의 중심은 Siri였다. 애플은 Google Gemini 모델 패밀리와 협업해 개발한 새 Siri AI를 공개했다. 더 자연스러운 대화, 시각 정보 인식, 독립 앱 형태 지원이 핵심이다. 기존 앱 안에서도 작동하지만, 이제 Siri만을 위한 전용 앱이 별도로 생긴다.

발표 중 Craig Federighi 수석 부사장은 단호하게 말했다. "AI에서 개인정보 보호는 협상 대상이 아닙니다(We believe privacy in AI is non-negotiable)." 데이터는 요청 실행에만 쓰이며, 외부 전문가가 언제든 이를 검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pple Intelligence도 함께 진화했다. Safari 탭 관리, 비밀번호 원터치 업데이트, 앱 간 맥락 인식이 추가됐다. Messages는 AI 답장 추천을 지원하고, 전화 앱은 통화 중 Mail·Messages의 맥락을 실시간으로 끌어온다.

지난해 도입해 논란을 부른 Liquid Glass 디자인도 손을 봤다. 완전히 걷어내지는 않지만, 일부 요소를 줄이거나 반대로 강조하는 선택지를 사용자에게 준다. 앱 아이콘에는 레이어드 방식의 새 Liquid Glass 표현이 추가됐다.

무대에서 충분히 조명받지 못한 iOS 27 기능도 있다. 전체 화면 홈 위젯, 알람·타이머·알림 별도 음량 조절, 날씨 앱 디자인 개편 등이다.

Image Playground도 재등판했다. 앱 내 생성 사진을 AI 학습에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며, 다양한 기기 기능과의 연동 가능성을 새롭게 강조했다.

iOS 27의 지원 범위는 역대 최대다. 아이폰 11 이상 전 기기가 업데이트 대상이다. 사진 로딩 속도 70% 향상, AirDrop 전송 속도 80% 향상, CPU 스케줄러 개선으로 멀티태스킹 성능도 끌어올린다고 애플은 밝혔다.

국내 사용자 입장에서 관건은 한국어 지원이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한국어 지원은 이번 발표에서 별도로 언급되지 않았다. 아이폰 점유율이 높은 국내 시장에서 Siri AI 기능을 온전히 쓰려면 한국어 지원 일정을 지켜봐야 한다.

자녀 기기 관리 기능도 대폭 강화됐다. 부모가 자녀 기기의 사용 가능 앱과 콘텐츠를 더 세밀하게 통제할 수 있는 스크린 타임 관련 도구 묶음이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