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8일, 얀 르쿤이 CNBC 인터뷰에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오픈AI와 앤스로픽은 지금 비용을 줄이거나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커다란 거품 붕괴를 맞게 될 것이다." 튜링상 수상자이자 메타 AI 수석과학자인 그의 입에서 나온 말치고는 파장이 컸다.

르쿤의 진단은 단순하다. 이 회사들은 모두 돈을 잃고 있다. AI 서비스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지만, 연산 비용은 그 속도만큼 떨어지지 않는다. 결국 투자자들이 사용자 이용료를 사실상 보조하는 구조다. 오픈AI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 역시 최근 기업 고객에게 AI 비용이 "심각한 문제"라고 인정한 바 있다. 르쿤과 올트먼이 진단은 공유하지만, 처방은 전혀 다르다.

르쿤은 일론 머스크의 xAI에도 날을 세웠다. "일종의 실패"라고 규정하며, 창업 팀이 이미 회사를 떠났고 머스크가 더 이상 최상위 인재를 끌어모으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xAI가 오픈AI나 앤스로픽과 경쟁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두 사람의 공개 충돌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르쿤이 머스크의 정치적 견해를 공개적으로 거부해온 것이 오랜 갈등의 뿌리다.

그러나 이 경고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발언자의 위치를 살펴야 한다. 르쿤은 대형 언어 모델(LLM) 패러다임에 정면으로 맞서는 '세계 모델(world models)' 연구자다. 실제 세계를 이해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그는 올해 3월 AMI 랩스를 설립하고 10억 달러를 조달했다. 유럽 최대 시드 라운드로 기록된 이 투자는, LLM 거품이 꺼질 경우 그의 연구 방향으로 자금이 쏠릴 수 있다는 계산과 맞닿아 있다. 물론 시장 전체가 냉각되면 그도 피해를 입는다. 경고는 이해관계와 뒤섞여 있다.

이 국면은 한국 AI 생태계에도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국내 AI 스타트업과 연구소 상당수는 글로벌 빅테크처럼 무한정 컴퓨팅 자원을 쏟아부을 여력이 없다. 투자자 보조금이 사라지는 시점이 오면, 살아남는 곳은 연산 효율로 수익을 증명한 곳이다. 르쿤이 경고하는 '거품 붕괴'는 단순한 붕괴가 아니라, 효율성을 증명하지 못한 플레이어를 걸러내는 구조 전환의 신호탄일 수 있다. 오픈소스 모델의 부상이 이 흐름을 가속한다. 막대한 투자 없이도 경쟁력 있는 모델을 쓸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질수록, 폐쇄형 고비용 구조의 정당성은 더 빠르게 흔들린다.

르쿤의 경고가 예언이 될지, 경쟁자의 견제가 될지는 아직 모른다. 분명한 것은 AI 산업이 '성장 서사'에서 '수익 증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시점에 와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