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에서 첫 독립 자취방을 구하던 Joyce는 꿈의 매물을 발견했다. 넓고 채광 좋은 스튜디오, 벽난로, 최근 리모델링한 흔적이 역력한 주방. 서둘러 현장을 찾았더니 현실은 달랐다. 방은 사진보다 훨씬 좁았고, 주방 싱크대 모양이 달랐으며, 스토브 손잡이 몇 개가 없었고, 벽난로는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는 "사진 속 아파트와 실제 아파트는 완전히 달랐다"고 말했다.

생성형 AI가 부동산 임대 시장에 새로운 함정을 만들고 있다. 이른바 '가상 스테이징(virtual staging)'—빈 방이나 낡은 공간에 디지털로 가구와 인테리어를 입히는 기술—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AI가 이 작업의 비용과 난도를 극적으로 낮췄다. 플로리다주에서 활동하는 부동산 중개인 Bee는 "실제 스테이징은 수천 달러가 들지만 AI 가상 스테이징은 건당 40~400달러면 된다"고 설명했다. Stuccco, BoxBrownie 같은 전문 툴이 있고, ChatGPT 같은 범용 도구도 쓰인다.

Bee는 자신의 매물 사진을 ChatGPT로 현대적으로 바꿔 보여줬다. 낡은 소파와 무거운 커튼이 흰 소파와 심플한 러그로 교체됐다. 그는 "이 사진은 매물 공고에 올리지 않고, 리모델링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고객에게만 공유한다"고 했다. 하지만 모든 중개인이 그런 선을 지키지는 않는다. "소송이 날 것 같다"고 Bee는 말했다.

뉴욕 퀸스에 사는 Madison은 StreetEasy에서 AI로 꾸민 매물이 급증했다고 했다. "예전 사기 매물은 전혀 다른 집 사진을 올렸는데, 지금은 실제 방 사진에 ChatGPT로 가구를 얹은 것처럼 보인다. 얼핏 진짜 같다가 가구 디테일을 보면 이상하다"는 것이다.

규제 논의도 시작됐다. 뉴욕주는 광고에 AI 사용을 공시하는 법을 최근 시행했지만, 이 법은 주로 '합성 퍼포머'에 초점을 맞춰 AI로 생성한 가구 이미지에는 직접 적용되기 어렵다. 뉴욕주 국무장관실은 지난해 AI 조작 매물 사진에 대한 경고를 발령하며, 중개인의 허위 광고가 이미 금지 행위임을 상기시켰다. 캘리포니아주는 부동산 광고에 AI로 이미지를 수정·강화했을 경우 공시를 의무화하는 법을 도입했다. 그러나 각 주마다 규정이 달라 일관된 보호 장치는 없는 상태다.

한국 상황: 규정 공백과 세입자 대응

한국에서도 AI 이미지 생성·편집 도구는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다. 그러나 공인중개사법과 소비자보호법 어디에도 AI로 매물 사진을 조작했을 때 이를 명시적으로 규제하거나 공시를 의무화하는 조항은 없다. 현행 공인중개사법은 '허위 표시·과장 광고'를 금지하지만, AI 가상 스테이징이 이 조항에 해당하는지는 해석 여지가 있다. 실제 피해가 발생해도 소비자가 조작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고, 피해 구제 절차도 복잡하다.

전세·월세 계약 전 AI 조작 매물을 걸러내려면 몇 가지를 확인할 수 있다. 가구 다리가 바닥과 자연스럽게 닿는지, 창문 밖 풍경이 실내 광원과 일치하는지, 그림자 방향이 일관되는지 살펴보는 것이 기본이다. Joyce의 친구가 말했듯 "가스레인지 위에 화분이 놓인 사진"처럼 생활 맥락과 어긋나는 소품 배치도 단서가 된다. 직접 방문 전 중개인에게 날것의 스마트폰 영상 통화를 요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기술은 이미 중개인 손에 들어갔다. Joyce는 "중개인은 원래 솔직하지 않은데, 이제 주머니 속에 거짓말 기계를 넣고 다닌다"고 했다. 매물 설명 문구도 마찬가지다. '아늑한', '매력적인', '스파 같은 마감재' 같은 표현이 판에 박힌 듯 반복된다면 AI가 쓴 문구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