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상반기, 공장 바닥에서 숫자가 나왔다.

Smart Analytics Global이 집계한 올해 상반기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은 1만 9,100대. 지난해 같은 기간 약 5100대에서 274% 뛰었다. 이 중 97%를 중국 기업이 가져갔다.

중국 휴머노이드, 97%·1만 9,100대…'하드웨어 전쟁'은 끝났다 (summary)

선두는 AgiBot이다. 8400대, 글로벌 점유율 44%. 2026년 3월 1만 번째 범용 구현 로봇이 라인을 떠나며 시제품 단계에서 산업 양산 체제로 전환을 공식화했다. Unitree는 5900대(30.9%)로 2위. 2025년 연간 5500대 이상을 출하하며 글로벌 1위를 지켰던 Unitree는 2026년 5월 기준 누적 생산 1만 1000대를 넘겼지만, AgiBot의 속도에 밀렸다.

숫자 하나가 더 눈길을 끈다. 2025년 CCID 조사에서 중국 기업 점유율은 84.7%였다. 1년이 채 안 돼 85%에서 97%로 올라섰다. 12%포인트 차이가 이 시장이 중국 중심으로 얼마나 빠르게 재편됐는지를 보여준다.

용도 구성도 달라졌다. Smart Analytics Global의 Linda Sui는 산업·상업 용도 배치가 전체 출하량의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1년 전 50% 수준에서 20%포인트 이상 뛰었다. 전시용 시연 로봇이 아니라 공장 라인에 실제로 깔리는 로봇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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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진영은 아직 멀다. Tesla, Figure AI, Agility Robotics를 합산해도 상반기 출하량은 중국 전체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미국 정부는 7월 말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사족 보행 로봇·핵심 부품의 신규 수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AI 인프라에 대한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들었다. 다만 Smart Analytics Global 데이터는 이미 금지 조치 이전에 수집됐고, 중국 주요 수출 기업이 현재 미국 최종 고객에게 대규모로 납품하는 구조도 아니다. 이번 조치는 단기 시장 충격보다 구조적 신호에 가깝다.

전망치는 이렇다. Smart Analytics Global은 2026년 연간 출하량이 약 6만 대, 2030년에는 50만 대를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50만 대가 현실이 된다면, 2000년대 초 산업용 로봇이 그렸던 성장 곡선과 비슷한 경로다. 그 성장의 중국 몫이 어디까지 올라갈지는 아직 열린 질문이다. 수출은 미국 정책에 막히고, 내수는 응용 밀도에 달려 있으며, 장기는 원가 구조가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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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 주도권 싸움은 사실상 끝났다. 지금 벌어지는 싸움은 다르다. 누가 수리 인력을 키우고, 누가 글로벌 유통망을 먼저 깔고, 누가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잠그느냐다. 97%라는 숫자는 출발점이지 종착점이 아니다.

한국 로봇 기업에게 이 숫자는 불편한 현실이다.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과 정면 승부는 어렵다. 중국이 '제조-수리-글로벌 유통'을 하나의 풀스택으로 묶어가는 지금, 국내 기업이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은 특정 산업 도메인의 소프트웨어 통합 역량이나 고신뢰 환경(의료·국방·반도체 공정)에서의 검증 이력이다. 하드웨어 스펙 경쟁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97%가 더 올라가는 것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