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중국계 AI 스타트업 Manus를 2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을 때 이 거래는 중국 AI의 '랜드마크 엑시트'로 불렸다.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그 서사는 완전히 뒤집혔다.
메타는 Manus를 내부 시스템에서 차단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메타 직원들은 더 이상 Manus 도구를 내부 프로젝트에 활용할 수 없으며, 두 회사 사이 데이터 공유도 중단됐다. 베이징이 국가 안보를 근거로 거래 철회 명령을 내린 지 약 두 달 만에 나온 가장 구체적인 분리 조치다.

Manus는 모기업 Butterfly Effect의 중국 뿌리를 지녔다. 2025년 중반 싱가포르로 팀을 이전하고 바이럴 에이전트 데모로 전 세계 주목을 받은 뒤 메타의 품에 안겼다. 하지만 중국 규제 당국은 올해 초부터 기술 수출 통제와 외국인 투자 규정 위반 가능성을 들어 거래를 들여다봤다. 미국 쪽에서도 공화당 상원의원 존 코닌이 "미국 자본이 중국과 연계된 기업으로 흘러가도 되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Manus는 태평양 양쪽 모두에서 동시에 견제를 받은 셈이다.
거래 철회 과정은 단순하지 않다. 5월 보도에 따르면 Manus 공동 창업자들은 외부 투자자로부터 약 10억 달러를 조달해 메타로부터 스타트업을 되사오는 방안을 예비적으로 논의했다. 이 구조가 실현되면 중국 합작법인 형태로 재편한 뒤 홍콩 증시 상장을 노릴 수 있다. 홍콩 거래소는 올해 MiniMax, Zhipu 등 중국 AI 스타트업의 상장이 잇따르며 새로운 AI 자금 조달 창구로 부상하고 있다.
투자자 처리도 엇갈렸다. 캘리포니아 기반 벤처캐피털 벤치마크를 포함한 미국 측 투자자들은 이미 인수 대금을 수령했다. 반면 텐센트, HSG, 젠펀드 등 아시아 투자자들은 거래 철회 과정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WSJ이 전했다.
베이징의 개입은 Manus 한 건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 당국은 AI 연구자와 민간 기업 임원의 해외 출국에 정부 사전 승인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여행 제한을 확대했다. 문샷AI, 스텝펀, 바이트댄스 등 주요 AI 기업이 미국 투자를 받기 전 정부 승인을 거쳐야 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회사가 어디에 등록돼 있든 기술이 중국에서 비롯됐다면 베이징의 통제권이 미친다는 신호다.

아이러니하게도 Manus는 인수 철회 국면에서도 제품 개발을 멈추지 않았다. 시밀러웹, 쇼피파이와의 통합 기능을 잇달아 출시하며 독립 스타트업으로서 생존 가능성을 시장에 보여주고 있다.
한국 기업에도 시사점이 크다. 국내 기업이 해외 AI 스타트업을 인수하거나 반대로 해외 빅테크에 피인수될 때, 대상 기업의 설립 국가·기술 출처·주요 투자자 국적이 어느 나라 규제 당국의 심사를 촉발할 수 있는지를 계약 구조화 단계부터 따져야 한다. Manus 사례는 싱가포르 법인이라도 중국 기술·인력 기반이면 베이징 규제망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실증했다. 인수 후 통합(PMI) 계획에 지정학 리스크 시나리오를 명시적으로 포함하는 것이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