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Automate 2026 전시장 부스 24011. 관람객들이 Apple Vision Pro를 착용하고 아직 존재하지 않는 공장 안을 걷는다. 컨베이어 라인 옆을 지나고, 로봇 셀 동작을 눈앞에서 확인하고, 팀원과 같은 가상 공간에서 레이아웃을 논의한다. 설비는 한 볼트도 조이지 않은 상태다.
Eclipse Automation이 이 자리에서 공개한 것이 바로 Eclipse RealitySync다. 회사 측은 "제조사가 공장이 완공되기 전에 미래 공장 안으로 직접 들어갈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한다.
도면과 정적 레이아웃의 한계
Eclipse Automation CEO 스티브 마이(Steve Mai)는 출시 배경을 이렇게 짚었다. "제조사들이 자동화를 검토하는 방식이 현대 생산 현장의 복잡성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팀들은 여전히 도면과 정적 레이아웃으로 대규모 투자 결정을 내린다."
공장 자동화는 더 복잡해지고, 더 촘촘히 연결되고, 전통적인 방법으로 평가하기 어려워졌다. 설계 단계에서 잘못 잡힌 워크플로 하나가 설비 완공 후에야 드러나면 수정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RealitySync는 이 문제를 '배치 전 협업'으로 공략한다.
세 가지 설계 목표
RealitySync는 세 가지 목표를 중심으로 설계됐다. 첫째, 구매 전 가치 검증 — 투자 결정 이전에 자동화 시스템의 실질적 효과를 확인한다. 둘째, 조기 리스크 제거 — 자동화 라이프사이클 초기에 문제를 발굴해 사후 수정 비용을 낮춘다. 셋째, 유연한 생산 확장 — 변화하는 생산 요건에 맞춰 시뮬레이션을 업데이트한다.
엔지니어링·운영·재무·경영진이 같은 가상 환경에서 동시에 자동화 시스템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점도 핵심이다. 부서 간 정렬 속도가 빨라지고, 이슈 발견 시점이 앞당겨진다.
Eclipse Automation은 미국·캐나다·헝가리·독일에 거점을 둔 글로벌 정밀 자동화 솔루션 기업으로, 25년 이상 생명과학·전기차·배터리 생산·항공우주 등 다양한 산업에 엔지니어드 시스템을 공급해 왔다. RealitySync는 이 현장 경험을 가상 환경의 시나리오로 녹여낸 결과물이다.
국내 중소 제조사에 주는 시사점
한국 스마트 팩토리 정책은 고도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정부가 지원하는 스마트 제조 혁신 사업도 단순 설비 도입에서 데이터 기반 운영·디지털 트윈 구축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추세다.
그러나 국내 중소 제조사 상당수는 여전히 설비 투자 전 검증 체계가 취약하다. 도면 검토와 현장 경험에 의존한 의사결정이 주를 이루고, 설계 오류는 착공 이후에야 가시화된다. RealitySync 방식의 몰입형 시뮬레이션은 이 구간 — 설계 확정에서 착공 사이 — 의 리스크를 줄이는 도구로 직접 대입해 볼 수 있다.
디지털 트윈 도입 비용이 여전히 부담스러운 중소 규모 사업장이라면, 자체 구축보다 RealitySync 같은 외부 플랫폼을 프로젝트 단위로 활용하는 방식도 현실적인 경로다. 설비 완공 후 수정 비용과 비교하면 초기 시뮬레이션 비용은 보험료에 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