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컨벤션 센터 ICRA 2026 부스. GENISOM AI 전시 공간에는 4족 보행 로봇 M1이 실제로 움직이고 있었다. 많은 참관객에게 낯선 이름이었지만, 이 회사는 개념 단계 스타트업이 아니었다.

2023년 12월 설립된 GENISOM AI는 ICRA 2026 기준으로 이미 1만 대 이상을 생산·납품했다고 밝혔다. 3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이 규모의 양산을 달성한 로봇 기업은 드물다. 회사 측은 이 수치가 자신들을 초기 단계 피지컬 AI 기업과 구분 짓는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 기반의 이 기업은 Unitree와 비슷하게 제조 가능한 플랫폼을 중심에 놓지만, 산업 현장 배포에 더 무게를 둔다고 강조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자체 핵심 기술, 실세계 응용 역량을 하나로 묶는 방식이다.

M1 — 산업용 4족 보행 로봇의 스펙

ICRA 현장에서 공개된 M1은 연속 보행 페이로드 30kg, 페이로드 대 자체 중량 비율 약 1:1을 지원하는 산업용 플랫폼이다. IP67 방진·방수 등급을 갖추고, 페이로드와 운용 조건에 따라 최대 5시간 구동이 가능하다.

이 성능을 뒷받침하는 핵심 부품은 자체 개발한 P85MAX-S 관절 액추에이터 모듈이다. 직경 86mm, 무게 약 1kg 폼팩터에서 최대 180N·m 피크 토크를 낸다. GENISOM AI는 액추에이터를 내재화함으로써 구동 성능·페이로드·시스템 안정성을 좌우하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지점을 직접 통제한다고 설명했다.

M1 울트라 모델에는 자율주행 인식 분야에서 주로 쓰이는 조감도(BEV) 기반 시간 융합과 점유 네트워크 방식을 적용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옴니-파노라마 시스템은 720도 3D 공간 인식과 주변 구조물·장애물·공간 관계에 대한 의미론적 이해를 지원한다.

L1 EDU — IROS 2025 1위의 교육용 플랫폼

L1 EDU는 NVIDIA Jetson Orin NX 컴퓨팅에 Livox Mid-360 라이다, RealSense 뎁스 카메라, GNSS, 5G 연결을 결합한 연구·교육용 플랫폼이다. SLAM, 3D 재구성, 자율 내비게이션 연구, 오픈소스 개발 워크플로를 지원한다.

성능은 이미 검증됐다. 맨체스터대학교 팀이 L1 EDU를 활용해 IROS 2025 쿼드러페드 로봇 챌린지에서 1위를 차지했다.

풀스택 소프트웨어 — MATRiX부터 SomaMind까지

M1·L1 시리즈 뒤에는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 스택이 있다. 오픈소스 시뮬레이션 플랫폼 MATRiX는 MuJoCo 물리 엔진과 언리얼 엔진 5 렌더링을 결합해 강화학습 훈련과 RGB·뎁스·라이다·IMU·파노라마 센서 시뮬레이션을 한 환경에서 처리한다.

Real2Sim2Real 데이터 플라이휠은 소비자용 카메라로 촬영한 실세계 환경을 훈련용 시뮬레이션 자산으로 변환해 정책 개발 비용을 낮춘다. 자율 레이어의 RoamerX는 매핑·위치 추정·경로 계획·장애물 회피·층간 이동을 담당하고, SomaMind는 고수준 작업 이해와 물리적 실행 모듈을 연결하는 피지컬 AI 에이전트 시스템이다.

플랫폼 회사로서의 포지셔닝

GENISOM AI는 단순 로봇 판매를 넘어 핵심 부품·플랫폼·제조 역량·소프트웨어 툴체인·알고리즘을 파트너에게 제공하는 구조를 지향한다. 시스템 통합업체에는 점검·보안 순찰·비상 대응·에너지 운영 등 현장 응용 지원을, 자체 로봇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에는 ODM 방식의 커스터마이징과 양산 지원을 제공한다. 연구 및 2차 개발 팀은 오픈 인터페이스, SDK, GitHub에 공개된 RoamerX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수 있다.

국내 로봇 업계 입장에서 이번 ICRA 등장은 눈여겨볼 만하다. 중국 로봇 기업이 글로벌 학회에서 단순 하드웨어 전시를 넘어 풀스택 플랫폼 파트너십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은, 국내 로봇 스타트업과 시스템 통합업체가 경쟁 구도를 재점검해야 할 신호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