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예정일 하루 전, 한 Meta 과학자에게 해고 통보가 날아들었다. 그는 사전 승인된 출산 휴가 중이었다. 이틀 뒤 아이를 낳았지만, 그의 이름은 이미 해고 명단에 올라 있었다.
2026년 7월, 전직 Meta 직원 26명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소장을 냈다. 이들은 Meta가 AI 도구를 활용해 해고 대상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의료·육아 휴직자를 구조적으로 불이익 처우했다고 주장한다. Reuters가 처음 보도한 이 소송은 미국 주요 기업을 상대로 AI 기반 해고 관행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한 첫 사례로 꼽힌다.
Meta의 AI 인사 시스템, 어떻게 작동했나
소장에 따르면 Meta는 'Metamate'라는 내부 AI 어시스턴트, 직원이 직접 훈련한 '세컨드 브레인' 에이전트, 키 입력·활동 모니터링 데이터, AI 토큰 사용량 대시보드, 알고리즘 기반 성과 순위 시스템 등 여러 도구를 조합해 직원을 점수화하고 해고 명단을 만들었다.
특히 직원들이 Meta의 AI 도구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활용하는지가 평가 지표 중 하나였다. 내부 대시보드는 직원을 'AI Native', 'AI First', 'AI Enabled' 같은 범주로 분류했다. 문제는 이 지표들이 휴직 중인 직원에게는 구조적으로 불리하게 작동한다는 점이다. 성과 점수, AI 도구 사용량, 생산성 지표 모두 휴직 기간에는 쌓일 수 없는 수치다.

소장은 이렇게 적시한다. "보호 휴직 중인 직원은 설계상 이 지표들을 축적할 수 없다. 그 결과 보호 휴직을 사용한 직원들이 법적 권리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사실상 불이익을 받았다."
원고 26명 모두 해고 선정 24개월 이내에 휴직 또는 장애 관련 편의 제공을 요청한 이력이 있다. 육아 휴직 중에 통보받은 이도 있고, 재택근무 편의 조치가 유효한 상태에서 명단에 오른 이도 있다.
"사람이 결정했다" vs "알고리즘이 골랐다"
Meta 대변인 Tracy Clayton은 The Verge에 "이 주장들은 근거가 없다. 인력 관리와 조직 결정은 AI가 아니라 사람이 내렸고 지금도 그렇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장은 다른 그림을 그린다. Meta 경영진이 휴직자나 장애 편의 요청자를 선정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점수를 조정하거나, 개별 검토를 거치는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알고리즘이 뱉어낸 순위를 그대로 적용했다는 것이다.

이번 해고는 2026년 5월, Meta가 전체 인력의 10%인 약 8,000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힌 계획의 일환이다. 소장은 Meta가 이 감축을 발표하기 한 달 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2026년 AI에 1,250억~1,45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공언한 직후였다는 점을 짚는다.
해고 대상자들은 7월 22일부터 순차적으로 일자리를 잃을 예정이었다.
원고들이 요구하는 것
26명의 원고는 해고 확정을 막는 가처분 명령과 함께 독립적인 감사를 요청했다. 이 감사는 선정 과정에서 사용된 입력값, 가중치, 출력값을 검토하고, 휴직·장애 편의 요소를 제거한 뒤 점수를 다시 계산해 명단 정당성을 재검증하는 내용이다.
소송은 미국 가족의료휴가법(FMLA), 임신차별금지법, 장애인법(ADA), 임산부 근로자 공정법 위반을 주장한다. 캘리포니아주 공정고용주거법 개정안도 근거로 들었는데, 이 법은 장애나 성별(임신 포함)에 따른 차별적 영향을 낳는 자동화 의사결정 시스템 사용을 금지한다.

이 소송은 집단소송이 아니다. Meta가 고용 계약에 집단소송 포기 중재 조항을 넣어두었기 때문에 원고들은 개별 중재를 택했다. 다만 중재가 진행되는 동안 고용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법원 명령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알고리즘 인사, 한국 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AI 기반 성과 평가와 인력 조정은 이미 글로벌 테크 기업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 중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 대기업과 스타트업 모두 AI 도구를 활용한 업무 효율 측정과 성과 관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소송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알고리즘이 산출한 점수가 법적으로 보호된 권리를 행사한 노동자를 구조적으로 불이익 처우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지는가. "사람이 최종 결정했다"는 답변이 법적 방어막이 될 수 있는지가 이 소송의 핵심 쟁점이다.
국내에서 알고리즘 인사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검토하는 기업이라면, 시스템 설계 단계에서 휴직·장애 등 보호 요인을 어떻게 처리할지 명확한 기준을 갖춰야 한다는 시사점을 이 사건은 남긴다. 법적 분쟁이 불거진 뒤 대응하는 것과, 설계 단계에서 예방하는 것의 비용 차이는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