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5 맥북 프로 앞에 앉아 시리를 불렀다. "벤치마크 세 번 돌리고 결과 평균 내줘." 시리는 Geekbench를 열고 스크린샷을 찍었다. 벤치마크는 실행하지 않은 채로.
macOS 27 골든 게이트 개발자 베타에 시리 AI가 들어왔다. 아직 얼리 프리뷰 단계라 연내 정식 출시 전까지 개선 여지는 있다. 리뷰어는 M5 맥북 에어와 M5 맥스 맥북 프로에서 24시간 이상 직접 운용하며 실제 업무 흐름에 얼마나 녹아드는지 확인했다.

벤치마크 자동화 — 열리지 않는 문
맥 환경에서 시리가 도움이 될 만한 지점을 찾는 건 아이폰보다 까다롭다. 키보드와 마우스가 있으면 검색이나 날씨 확인은 시리보다 빠르다. 그래서 노트북 리뷰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시간이 걸리는 벤치마크 자동화를 시도했다.
시리 AI는 앱을 실행할 수 있지만, 앱 내부에서 동작을 취하지는 못한다. 이를 우회하려고 Apple Intelligence의 '바이브 코딩' 기능으로 Shortcuts 자동화를 만들어봤다. Geekbench용 단축어는 앱을 열고 스크린샷을 찍는 데서 멈췄다. 실제 테스트 실행은 빠졌다. Cinebench용 단축어에는 "테스트를 직접 실행하세요"라는 단계가 그대로 들어갔다. 개발자들이 App Intents를 확장해 나가면 달라질 수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
스크린샷 평균 계산 — 절반의 성공
벤치마크 자동화가 막히자, 데이터 집계라도 맡겨봤다. 평소 벤치마크를 세 번씩 돌리며 스크린샷을 찍고 나중에 평균을 계산해 스프레드시트에 정리하는 방식이다. WWDC 키노트에서 시리가 로컬 파일 데이터를 분석하는 장면을 보여줬으니, Finder에서 스크린샷 묶음을 선택하고 평균 점수를 요청했다.
결과는 절반쯤 맞았다. 단일 코어·멀티 코어·GPU 점수를 구분하고 결과를 표로 정리하는 건 제법 잘 했다. 하지만 합성 점수(Geekbench, PugetBench 등)와 시간 기반 결과(Blender 렌더링, 4K 영상 내보내기)가 섞이면 혼선이 생겼다. Cinebench 스크린샷에 표시된 CPU 순위 데이터에도 헷갈렸다. 수십 장의 스크린샷에서 15개 안팎의 평균을 한 번에 정확히 뽑아내면 시간을 크게 아낄 수 있겠지만, 지금은 몇 차례 잘못된 수치를 가져오는 실수가 있어 신뢰하기 어렵다.
애플 생태계 바깥에서는 손을 놓는다
고양이나 아기 사진을 찾아달라고 하자 Photos와 메시지 앱에서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Signal에서 주고받은 사진이나 Google Photos에 올린 이미지는 보지 못했다. 로컬 Pictures 폴더에 저장된 Lightroom Classic 카탈로그 이미지도 마찬가지였다. 인덱싱이 끝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지만, iOS 27 베타와 달리 설정 화면에 인덱싱 진행 상태를 보여주는 항목이 없어 확인할 방법이 없다.
Google Sheets에 열린 스프레드시트를 분석해달라고 했을 때는 화면에 보이는 데이터만 인식했다. 전체를 보려면 Excel 파일로 내려받아 Finder에서 지정해야 했는데, 그렇게 해도 단일 코어 Geekbench 최고 점수를 물었더니 멀티 코어 데이터를 가져왔다.
Lightroom에서의 아이러니
Lightroom Classic을 열고 흑백 사진을 띄운 뒤 특정 스타일로 보정하는 법을 물었다. 노출, 대비 등 구체적인 수치를 제안해줬고, 실제로 조정하니 나쁘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결과물을 평가해달라고 하자 아첨형 응답이 그대로 나왔다. 애플이 막겠다고 밝힌 유형이다.
맥 기반 업무 환경에서의 함의
국내 맥 기반 개발·디자인 환경에서도 같은 구조적 벽이 존재한다. 슬랙, 노션, Figma, VS Code 등 주요 업무 도구는 애플 생태계 바깥에 있다. 시리 AI가 이 앱들 내부에서 동작을 취하거나 데이터를 읽어오는 건 현재로선 불가능하다. 반면 메모, 캘린더, 미리 알림처럼 애플 앱 중심으로 업무를 구성한 사용자라면 체감 효용이 다를 수 있다.
아직 개발자 베타 얼리 프리뷰 단계다. 연내 정식 출시까지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확인된 건 분명하다. 시리 AI는 아이폰보다 맥에서 한계가 훨씬 선명하게 드러난다. 데이터가 애플 앱 안에 있을 때와 바깥에 있을 때의 경험 차이가 크다. 애플 AI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는 있지만, 지금 당장 업무 흐름을 바꿀 이유는 찾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