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왕푸징 Yinxin 쇼핑몰 1층. 유리 너머 진열된 스마트폰 대신, 두 발로 서서 방문객을 맞이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있다. Unitree Robotics가 이곳에 직영 매장을 열었다. 상하이 난징루 Jiuguang 백화점에도 같은 간판이 붙었다.
2026년 중국 주요 상권에 휴머노이드 로봇 매장이 빠르게 들어서고 있다. AgiBot은 상하이 민항구 JD MALL에 글로벌 1호점을 냈다. Vbot은 창닝 래플스시티와 베이징 솔라나에 입점했고, Qiyuan World는 선전·상하이 출점을 준비 중이다. 수집형 편집숍 모델도 등장했다. Taozhu New Maker는 베이징에만 5개 매장을 운영하고, 우한 광학밸리에는 중국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7S 전문점이 문을 열었다.
매장 확산의 배경은 단순하다. 주요 제조사들 사이에서 보행·달리기·기본 동작 제어는 이미 기본기로 수렴했다. 스펙 시트와 유튜브 영상으로는 더 이상 차별화가 어렵다. 소비자가 안정성과 상호작용 품질을 직접 느끼려면 몸으로 부딪혀봐야 한다. 오프라인 매장이 곧 경쟁의 무대가 된 이유다.
매장은 세 가지 기능을 동시에 수행한다. 고객 유입 채널이자, 비즈니스 모델 검증 실험실이고, 체험-상담-구매-AS로 이어지는 완결형 상거래 루프다. Unitree CMO 왕치신(Wang Qixin)은 왕푸징 매장이 흑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우한 7S 매장은 두 달 누적 매출이 61만 5,000위안(약 1억 3,400만 원)에 달했다.
다만 아직은 초기 단계다. Unitree의 2025년 휴머노이드 로봇 매출 중 73.6%는 연구·교육 기관 같은 B2B 고객에서 나왔다. 매장들이 실제로 검증하려는 질문은 명확하다. 소비자가 어떤 기능에 지갑을 여는가, 수용 가능한 가격대는 어디인가, 렌탈이나 할부 모델이 통하는가, 소매 규모에서 AS 체계가 작동하는가.
두 가지 유통 모델이 병존한다. Unitree처럼 브랜드 직영점을 프리미엄 상권에 여는 방식은 체험과 판매를 완전히 통제한다. 제품 가격대는 4족 보행 로봇 8,000위안(약 174만 원)부터 휴머노이드 17만 위안(약 3,710만 원)까지 분포한다. 반면 Taozhu New Maker 같은 편집숍은 수십 개 제조사 제품을 한 공간에 모아 소비자 입문 창구 역할을 하면서 7S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확장 속도도 빠르다. Unitree는 1년 안에 50개 매장을 목표로 잡았고, Vbot은 10개 이상 도시, Taozhu New Maker는 전국 20개 거점을 계획 중이다. 스마트폰 유통의 효율성과 자동차 고가 제품의 전환 전략을 동시에 참고하는 모양새다.
국내 로봇 기업들도 오프라인 접점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클로봇 등이 전시·체험 행사를 늘리고 있지만, 상설 소매 매장을 상권 한복판에 여는 단계까지는 아직 거리가 있다. 중국 기업들이 왕푸징과 난징루에서 쌓아가는 소비자 신뢰 데이터는 글로벌 상용화 경쟁에서 선행 지표가 될 수 있다.
진짜 시험은 이제부터다. 신기함에 이끌린 방문객을 실제 구매자로, 구매자를 재방문 서비스 고객으로 전환하는 것. 쇼핑몰 매장이 로봇 산업의 양산 전선이 될 수 있을지, 그 답은 매장 계산대에서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