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이 깔린 인터모달 야드. 지게차와 대형 트레일러 사이를 비집고 6,000파운드(약 2,721kg) 짜리 화물을 끌고 이동하는 로봇이 있다. 야간이고, 조명은 불규칙하다. 그래도 멈추지 않는다.
Burro가 2026년 공개한 'Grande 44'의 작동 환경이다. 44마력 피크 출력에 최대 680kg 화물을 싣는 강철 카고 트레이를 얹고, 창고 안팎을 구분 없이 오간다.

기존 자율이동로봇(AMR)과 자동안내차량(AGV)은 매끄러운 창고 바닥을 전제로 설계됐다. 자기 테이프, 반사판, 균일한 조명이 필요하다. Grande 44는 그 전제를 버렸다. 자갈·경사·먼지·진흙·가변 날씨 조건에서 인프라 수정 없이 주행한다고 Burro는 밝혔다.
이 자신감의 근거는 숫자다. Burro는 2017년 창립 이후 750대 이상의 로봇을 미국·호주·뉴질랜드·영국·이스라엘·중남미에 배치했다. 누적 자율 운행 시간은 100만 시간을 넘어섰고, 주행 거리는 32만 km(약 20만 마일) 이상이다. 플로리다 열대성 폭풍, 미국 북동부 영하의 겨울, 텍사스 혹서를 모두 통과한 데이터가 Grande 44의 AI를 구성한다.
"현장에서 보낸 매 시간, 매 마일, 예측 불가한 모든 조건이 플랫폼을 더 스마트하고 신뢰할 수 있게 만들었다."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Charlie Andersen의 말이다.

Grande 44가 지원하는 작업 범위는 넓다. 조립 라인까지 중량물을 직접 운반하는 산업 견인, RFID 리더를 탑재해 야드 전체 자산을 실시간 추적하는 순찰 업무, 최대 680kg 화물 운송이 기본이다. 여기에 Cortador 자율 잔디깎기와 Sprayito 선택적 제초 스프레이어를 연결하면 대규모 부지 식생 관리도 가능하다.
운영 방식은 분산형이다. 플릿 내 개별 유닛이 충전 중이어도 나머지가 작업 흐름을 이어받아 중단 없이 운영된다. 단순 반복 운반 작업을 로봇이 흡수하고, 숙련 인력은 더 높은 가치의 업무에 집중하는 구조다.
"노동 집약 산업이 미국에서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려면 자동화와 AI로 직원 1인당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Andersen은 이렇게 덧붙였다.
국내 중공업·물류 현장에도 시사점이 있다. 항만 야드, 철강 공장 외부 이송 구간, 대형 물류센터 외곽처럼 기존 AGV가 진입하지 못하는 비정형 환경이 Grande 44의 주요 타깃이다. 인프라 개조 비용 없이 야외 자율주행을 도입할 수 있다면, 설비 투자 문턱이 낮아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Grande 44는 현재 사전 주문을 받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첫 납품이 예정돼 있다. Burro는 다음 주 시카고 Automate 2026 전시회 부스(25064번)에서 실물 시연을 진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