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상하이 WAIC 전시장에서 Honor·Nubia·StepFun이 나란히 에이전트 폰 개념을 내놨다. 무대마다 AI가 앱을 열고, 커피를 주문하고, 항공권을 검색했다. 그런데 전시장 곳곳에서 나온 결론은 달랐다. 경쟁은 이미 모델 성능 바깥으로 나갔다.

모델 성능은 더 이상 변수가 아니다

7월 15일 중국 AI 파일링 승인을 받은 폰은 7종이다. Apple Intelligence, OPPO AndesGPT, 화웨이 어시스턴트, vivo BlueLM, 샤오미 HyperAI, Samsung Galaxy AI, Nubia Doubao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승인은 입장권이다. 차별점이 아니다.

진짜 싸움은 승인 이후에 시작된다. 에이전트가 시스템 기능을 안정적으로 호출하고, 앱을 넘나드는 복합 작업을 처리하고, 결제·개인정보·책임 경계를 사용자 개입 없이 소화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ZTE Nubia 대표 Ni Fei는 이 전환을 두 층위로 설명했다. AI가 질문에 답하는 '위쪽 절반'에서, AI가 완료된 결과물을 즉시 내놓는 '아래쪽 절반'으로의 이동이다. 커피 주문 에이전트가 사용자 취향도, 배달 주소도, 결제 수단도 모른다면 그건 기능이지 에이전트가 아니다.

Doubao Phone Gen 2가 보여준 큐 기반 실행

AI 폰 전쟁, 모델 성능에서 에이전트 OS 진입점으로 축이 이동했다 (summary)

Nubia NaviX Ultra는 ByteDance와 8개월 공동 개발의 결과물이다. 첫 세대 Nubia M153 Doubao 폰에서 쌓인 교훈 네 가지—사용자 불편 번역, OS 네이티브 통합, 안정적 반복 경험, 보안·개인정보—를 검증 기준으로 삼았다.

시연에서 Doubao에게 Douyin 고양이 영상을 찾으라고 지시하면 폰이 앱을 독립적으로 실행해 약 30초 안에 결과를 내놓는다. 실시간 실행 단계와 추론 과정이 화면에 시각화된다. 더 주목할 부분은 멀티태스킹이다. Douyin 영상 검색·Qunar 항공권 조회·Luckin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문을 동시에 지시하면, 즉시 처리 불가능한 작업은 자동으로 큐에 쌓여 순차 실행된다. 폰이 사용자 주의를 계속 요구하는 도구에서 백그라운드로 작업 목록을 소화하는 에이전트로 바뀌는 장면이다.

프로액티브 메모리도 핵심 변수다. 앱 전반에서 저장한 콘텐츠와 사용 패턴을 학습해 개인 메모리 시스템을 구성한다. 1세대가 매 동작마다 명시적 명령을 요구했다면, NaviX Ultra는 맥락 기반 선제 제안을 목표로 한다. 파트너 플랫폼은 Douyin·Luckin·Qunar·Meituan·Didi 등 10개 이상이다.

Honor Robot Phone이 던진 다른 질문

Honor는 다른 방향에서 진입점 문제를 풀었다. Robot Phone은 티타늄 합금 4자유도 기계식 짐벌을 폰 본체에 내장했다. 카메라 모듈이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피사체를 추적하고, AI 출력을 물리적 동작으로 표현한다. CIPA 5.5 수준 손떨림 보정에 보행 중 흔들림 96% 상쇄가 스펙이다.

AI 폰 전쟁, 모델 성능에서 에이전트 OS 진입점으로 축이 이동했다 (summary)

그런데 짐벌보다 더 주목할 부분은 YOYO AI의 연속 명령 처리다. 단일 요청에서 멀미 방지 모드 실행·화면 밝기 조정·알람 설정·택시 호출을 순차 처리한다. 2025년 3월 발표한 Honor Alpha Strategy—스마트폰 제조사에서 AI 단말 생태계 기업으로의 3단계 전환—의 첫 번째 구체 제품이다.

시스템 권한이 가르는 구조적 격차

Honor가 자사 폰에서 설정·캘린더·알람·일정·날씨·위치를 AI 모델이 직접 호출 가능한 원자 단위 Skills로 열 수 있는 건 OS 레이어를 직접 통제하기 때문이다. 서드파티 앱 연동은 여전히 API 협력이나 화면 시뮬레이션 클릭에 의존한다.

현재 AI 폰은 과도기다. 시스템 네이티브 Skills는 진짜 에이전트처럼 작동한다. 서드파티 앱 통합은 아직 인터페이스 레벨 협력이나 화면 스크래핑에 묶여 있다. OS 레이어를 통제하는 제조사가 에이전트를 네이티브하고 안정적으로 느끼게 만드는 구조적 우위를 갖는 이유다.

슈퍼앱이 진입점에서 백엔드로 밀리는 시나리오

WAIC에서 드러난 가장 깊은 전략 질문은 서비스 유통 전쟁이다. 에이전트가 사용자 필요를 직접 파악하고 서비스를 필터링해 거래를 완결하면, 슈퍼앱은 진입점에서 백엔드 공급자로 밀린다. 기술 문제가 아니라 가치사슬 재편이다.

AI 폰 전쟁, 모델 성능에서 에이전트 OS 진입점으로 축이 이동했다 (keyword_summary)

AI 폰이 Luckin을 열 수 있다는 건 이미 증명됐다. 진짜 질문은 다르다. AI가 Luckin 옆에 동네 독립 카페를 함께 추천할 것인가. 추천 권한을 누가 통제하느냐가 AI 폰이 다음 플랫폼이 될지, 기존 앱 권력 구조 위에 얹힌 얇은 레이어로 남을지를 결정한다.

삼성·카카오·네이버의 포지셔닝 문제

이 구도는 한국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Samsung Galaxy AI는 이미 중국 AI 파일링 승인 7개 모델 중 하나다. 하드웨어 진입권은 확보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삼성은 OS 레이어 통제력을 갖고 있지만, 카카오·네이버 같은 슈퍼앱과의 시스템 권한 협상이 에이전트 경험의 깊이를 결정한다. 카카오와 네이버 입장에서는 반대 시나리오가 위협이다. 에이전트 OS가 서비스 진입점을 장악하면 카카오맵·네이버쇼핑이 백엔드 API로 전락할 수 있다. Doubao 생태계가 Meituan·Didi를 파트너로 끌어들인 방식—진입점을 내주는 대신 트래픽을 가져가는 구조—이 국내 플랫폼들이 참고할 협상 모델이다.

모델 성능 경쟁은 끝났다. 시스템 권한·추천 알고리즘·파트너 생태계 협상력이 다음 라운드의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