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선전의 한 아파트에 로봇이 입주했다. X Square Robot의 'X 패밀리 멤버 프로그램'이다. 로봇은 최장 한 달간 실제 가정에서 생활하며 청소·심부름·대화 같은 일상 과제를 수행한다. 스테이지 위 시연이 아니라 거실과 주방이 무대다.

파운데이션 모델부터 거실까지 — X Square Robot이 28억 달러 밸류에이션을 쌓은 방법 (body)

이 장면이 상징하는 것이 있다. X Square Robot Technology Co.가 오늘 연속 4회 자금 유치를 마무리하며 기업 가치 28억 달러 이상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시리즈 C를 포함한 이번 라운드에는 IDG가 시리즈 C에 참여했고, HongShan과 Xiaomi는 복수 라운드에 걸쳐 투자했다. 전략적 투자자·산업 파트너·벤처캐피털이 한데 모였다.

2023년 설립된 이 회사가 2년 만에 28억 달러 밸류에이션에 도달한 배경은 단순한 하드웨어 스타트업과 다른 구조에 있다.

파운데이션 모델을 직접 만드는 이유

창업자 왕첸(Wang Qian) CEO는 "창업 첫날부터 파운데이션 모델 자체 개발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어렵지만 필요한 길이라는 판단이었다. 결과물이 2026년 4월 공개한 WALL-B다.

WALL-B는 'World Unified Model' 아키텍처 위에 구축한 파운데이션 모델이다. 기존 모듈형 VLA(Vision-Language-Action) 방식과 달리, 인식·언어·행동·물리 예측을 단일 네트워크 안에서 함께 학습한다. X Square에 따르면 이 통합 구조가 멀티모달 이해와 공간 추론, 실세계 상호작용 기반 지속 학습을 강화한다.

회사는 WALL-OSS-0.5와 WALL-WM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WALL-OSS-0.5는 추가 학습 없이 17개 실제 로봇 과제 중 4개에서 80% 이상 자율 완수율을 기록했다. WALL-WM은 언어·시각·행동 데이터를 '의미 있는 사건' 단위로 정렬해 물리 세계 예측 능력을 높이는 세계 모델이다.

파운데이션 모델부터 거실까지 — X Square Robot이 28억 달러 밸류에이션을 쌓은 방법 (data)

데이터 파이프라인이 해자다

모델만으로는 부족하다. X Square는 자동 수집·정제·주석·품질 관리·증강을 아우르는 자체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이 파이프라인이 실세계 배포와 결합되면 희귀하고 복잡한 '롱테일 시나리오'에 대한 고품질 데이터셋을 지속 생성하면서 모델 반복 속도를 높인다.

이것이 투자자가 주목한 지점이다. 파운데이션 모델(두뇌)·로봇 하드웨어(몸)·데이터 파이프라인(경험 축적)을 수직 통합한 풀스택 구조는 단일 레이어 회사보다 진입 장벽이 높다. 실세계 배포가 늘수록 데이터가 쌓이고, 데이터가 쌓일수록 모델이 좋아지고, 모델이 좋아질수록 배포가 늘어나는 선순환이다.

거실이 가장 어려운 테스트베드

X Square는 현재 가정·산업·물류 세 영역에 동시 배포 중이다. 이 중 가정 환경을 가장 복잡하고 중요한 테스트베드로 꼽는다. 58.com과 손잡고 선전·베이징에서 AI 청소 서비스를 시작했고, X 패밀리 멤버 프로그램으로 실제 가정에서 운영 데이터를 수집 중이다.

왕 CEO는 "AI가 디지털 경험을 넘어 물리 세계로 이동할 때 모델·데이터·로봇의 긴밀한 통합이 핵심"이라며 "체화 AI가 일상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그 기반을 쌓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로봇 산업에 던지는 질문

X Square의 행보는 국내 로봇 스타트업에 시사점이 크다. 한국은 제조·물류 현장의 로봇 수요가 탄탄하지만, 파운데이션 모델을 직접 개발하는 체화 AI 스타트업은 아직 소수다. 대부분 해외 모델을 가져다 하드웨어에 얹는 방식이다. X Square가 보여주는 것은 모델 자체 개발 없이는 데이터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어렵다는 점이다. 투자 환경도 마찬가지다. 연속 4회 라운드를 가능케 한 것은 기술 스택의 깊이와 실세계 배포 실적의 조합이었다. 국내 투자자들이 하드웨어 단품보다 풀스택 통합 역량을 평가 기준으로 삼기 시작할 때, 한국형 상용화 로드맵의 방향도 바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