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무대 위, 한 사람이 가벼운 EEG 헤드셋을 쓰고 눈을 고정했다. '컵을 잡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옆에 놓인 로봇팔이 천천히 뻗어 컵을 움켜쥐었다. 이어진 시연에서는 사과도 집어 올렸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BrainCo가 이번 주 2026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공개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로봇 플랫폼의 핵심 장면이다. 작동 구조는 세 단계다. EEG 헤드셋이 착용자의 뇌 신호를 감지하고, AI 알고리즘이 그 신호에서 운동 의도를 해독한 뒤, 로봇 명령으로 변환한다. 이 전 과정이 200밀리초 이내에 끝난다.
BrainCo는 이 구조를 '뉴로-임바디드-AI(neuro-embodied-AI)'라고 부른다. BCI가 의도를 읽고, AI 레이어가 그 의도를 실행 가능한 단계로 분해하며, 로봇 자체 시스템이 물리적 동작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Nyx He BrainCo 파트너 겸 수석부사장은 "10년 이상의 BCI 연구로 사람이 무엇을 하려는지 해독해 기계 동작으로 옮기는 능력을 갖췄다"며 "BCI·AI·임바디드 AI의 통합이 인간-기계 협업의 다음 장을 정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폼은 특정 로봇 하드웨어에 묶이지 않는다. 휴머노이드부터 로봇팔, 다족 로봇까지 시중에 유통되는 범용 로봇과 연동하도록 설계했다. 독자 하드웨어 없이 기존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에 바로 얹을 수 있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같은 행사에서 BrainCo는 '임바디드 AI 데이터 수집 솔루션'도 함께 공개했다. 세탁물 개기, 부품 조립, 취약한 물체 다루기 같은 정교한 동작을 로봇에 가르치려면 대규모 고품질 훈련 데이터가 필요한데, 이 데이터 확보가 업계의 고질적 난제였다. BrainCo는 양팔 휠 기반 데이터 수집 플랫폼과 고정밀 글러브로 구성된 독자 하드웨어를 구축했다. 로봇 실행·인간 시연·가상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함께 기록하고, 여기에 인간 조작자의 EEG 데이터까지 더한다. 손이 무엇을 하는지뿐 아니라 뇌가 손에 무엇을 지시하는지까지 담는 셈이다.
2015년 매사추세츠주 서머빌에서 설립된 BrainCo는 이미 세 가지 로봇 제품을 출시한 상태다. 21 자유도 로봇 엔드이펙터인 Revo 3 Dexterous Hand, 다섯 손가락 의수인 Intelligent Bionic Hand, 스마트 의족 무릎 관절인 Intelligent Bionic Leg가 그것이다.
국내에서도 뉴냅스·이노테라피 등 BCI 및 재활 로봇 스타트업이 뇌졸중 재활 분야를 중심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다만 BrainCo처럼 범용 로봇 플랫폼에 BCI를 통합하고, 동시에 훈련 데이터 수집 솔루션까지 함께 내놓은 사례는 아직 드물다. 200밀리초 응답 속도와 하드웨어 독립성이 상용화 진입 장벽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