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음악가 여러 명이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유튜브에 올린 곡을 구글이 무단으로 음악 생성 AI 모델 '리리아 3(Lyria 3)' 학습에 사용했다는 주장이다.
구글은 소송 기각 신청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원고들의 주장은 구글이 자신들의 저작물을 학습에 사용했다는 근거 없는 가설에 기반한다. 설령 그 주장을 사실로 받아들이더라도, 원고들은 유튜브 이용약관에 따라 업로드 콘텐츠를 '복제·배포·2차 저작물 작성'에 활용할 수 있는 광범위한 이용 허락을 구글에 부여했다."
법률 문서에서 흔히 쓰이는 이중 방어 논리다. '했다는 증거가 없다, 그러나 했더라도 우리는 허락받았다'는 구조다. 더 직접적인 질문 — 리리아 3 학습에 유튜브 영상을 실제로 사용하고 있느냐 — 에 구글은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나 과거 공개 발언을 보면 답은 어느 정도 드러난다. 2024년 4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유튜브 CEO 닐 모한(Neal Mohan)은 유튜브 영상 '일부'가 제미나이(Gemini) 같은 모델 학습에 내부적으로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해 크리에이터 도구 관련 블로그 게시물에서는 "유튜브에 업로드된 콘텐츠를 머신러닝·AI 응용을 포함해 크리에이터와 시청자의 제품 경험 개선에 활용한다"고 명시했다. CNBC에는 유튜브 업로드를 제미나이와 비디오 생성 AI '베오(Veo)' 학습에 쓴다고 확인해 주기도 했다.
다만 구글이 명시적으로 확인하지 않은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유튜브 업로드를 리리아 학습에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상황에서 구글이 굳이 사실을 인정할 이유는 없다. 소송이 진행 중인 지금, 공식 확인은 법적 부담만 키운다. '그랬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모호한 입장이 구글에 훨씬 유리하다. 이른바 '그럴듯한 부인 가능성(plausible deniability)'을 전략적으로 유지하는 셈이다.
문제는 이 구조가 크리에이터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다는 점이다. 이용약관에 동의하지 않으면 플랫폼 자체를 쓸 수 없고, 동의하면 자신의 창작물이 AI 학습 데이터로 쓰일 수 있다. 어떤 모델에, 어느 범위까지 쓰이는지는 알 수 없다.
한국 크리에이터도 같은 구조 안에 있다. 유튜브 이용약관은 국내 사용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국내에서는 AI 학습 데이터 활용과 저작권 보호를 둘러싼 법·제도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플랫폼이 학습 데이터 활용 여부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규정은 아직 없다. 이번 소송의 결과와 구글의 대응 방식은 국내 크리에이터 권리 보호 논의에 직접적인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
소송은 현재 진행 중이다. 구글이 기각 신청에서 꺼낸 논리 — 이용약관이 허용한다 — 가 법원에서 받아들여질지가 이 사안의 핵심 쟁점이다.








